‘아프니깐 청춘’이고 ‘젊은 시절 고생은 사서라도 해야 한다’는 말이 청년들에게 큰 힘이 되던 시절이 있었다. 그만큼 청년 시절의 노력은 미래의 성공으로 나아가기 위해 큰 도움이 된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졌다. 아무리 노력해도 성공하기란 쉽지 않다. 취업난, 지나친 경쟁, 부의 양극화. 청년들은 체념하기 시작했고 나아가 불만과 분노를 표출하기도 한다. 이러한 청년들의 심정을 담아낸 신조어가 속속히 등장하고 있다. ‘진지충’ 외에도 청년세대의 자화상을 나타내는 단어로는 ‘흙수저’, ‘헬조선’ 등이 있다. 청년들은 신조어를 통해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해 자조적인 웃음을 드러내며 스스로를 비하하기도 하며 국가를 비난하기도 한다.


흙수저
명 : 부자로 태어난 것들의 발톱 때조차 따라가지 못하는 사람
아무리 노력해도 취업하기란 하늘의 별따기인데 좋은 직장에 들어가기란 꿈꾸는 것조차 사치다. 부자 부모를 둔 것들은 노력은 1도 하지도 않는데 돈도 많고 빽도 많다. 노력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진 세상이 그저 씁쓸한 청년들은 자신의 처지를 흙수저라며 눈물을 훔친다. 흙흙.
심화 : 자신이 흙수저인지 확인할 수 있는 빙고판마저 등장했다. ‘화장실에 물 받는 대야 있음’, ‘집에 욕조 없음’, ‘부모님 이혼’ 등에 해당되면 당신도 흙수저! 누가 누가 더 불쌍한지 겨룬다. 자신이 얼마나 안타까운 처지인지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씁쓸한 게임.
반 :  금수저, 금을 입에 물고 태어난 자식
기름수저, 땅 파면 기름이 나오는 부자 부모들을 둔 자식 


헬조선
명 :  지옥을 뜻하는 헬과 근대화 이전의 나라인  조선이 합쳐진 합성어
근대화 이전에 발달이 이루어지지 못했던 조선 때처럼 살아가기 힘들다. 가뜩이나 취업도 안돼 힘든데, 전쟁까지 터질 뻔 했다. 이 나라는 정말 내가 죽기를 바라는 건가. 더 이상 내몰릴 곳이 없어 벼랑에 아슬아슬하게 서있는데 매몰차게 밀어버리는 이 나라의 현실에 분노가 터진다. 지옥같은 나라!
심화 :   ‘Hell Korea’라는 사이트마저 등장했다. 홈페이지 상단에는 커다랗게 써있는 ‘죽창 앞에는 모두 평등하다’. 너도 한방, 나도 한방. 헬조선에서는 평등한 게 1도 없지만 다행스럽게도 죽음 앞에서는 평등할 수 있다. 헬조선의 청년들이여, 우리 모두 죽창을 들자!
반 :  탈조선. 살아가기 힘든 헬조선에서 탈출하자는 움직임 


문송합니다
명 :  문과라서 죄송합니다
→  “너 취업했니?”, “문과인데요” 취업하기는 바늘 찾는 것보다 어려운데 문과는 바늘 구멍을 찾야 한다. 이과는 원하는 직장에 들어갈 수 있는 취업깡패라는 별명마저 붙는데. 하지만 이걸 누굴 탓하랴. 다 문과인 내 탓이고 문과인 내 잘못이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된장찌개로 나를 반겨주시는 엄마께 죄송할 뿐이다. 죄송합니다 문과라서. 치킨집 사장만이 나의 길.
유 :  인구론. 인문계열의 구십퍼센트가 논다는 이론


갓수
명 :  신의 백수
  직장에 취직해도 문제다. 취업의 기쁨도 잠시. 상사에게 구박받고, 동료에게 무시 당하고. 꾸역꾸역 버티고 났지만 월급은 쥐꼬리만도 안된다. 취업 안해도 스트레스, 취업하면 더 스트레스. 이 같은 속세에서 해탈한 사람들은 모두 신이 될 수 있다. 백수의 신. 백수가 최고다. 비켜라, 출근충들아. 난 누워서 티비나 볼테다.  
반 :  출근충, 매일매일 출근하는 직장인들이 스스로를 비하하는 말


노력충
명 :  어차피 해도 안 될 일을, 노력하면 된다고 착각하고 있는 사람들
  될놈될 안될안. 어제도 노력하고, 오늘도 노력한다. 아마 내일도 노력하겠지? 그래봤자 ‘노력충’. 변하는 건 없다. 이 당연한 사실을 아직도 모르는 이들을 비웃을 때 사용해주자. 아직도 네가 할 수 있다고 믿니? 그럼 넌 노력충이야.
심화 :   “노력하면 다 된다”는 어르신의 말씀은 듣고 흘려버려야하는 시대. 노력을 힘껏 비웃고 싶을 때는 ‘노오오오력’이라고 말하자. 더 길게 늘릴수록 비웃음의 의미도 강해진다. 노오오오오오력!


류송희 기자 dtp02143@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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