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리포터 다이어리란 무엇일까. 새벽 다섯 시가 가까워지는 지금, 모든 기사가 끝났음에도 집에 못가고 리포터 다이어리를 쓰고 있는 나를 보면 좋은 리포터 다이어리가 무엇인지는 몰라도 쉽지 않은 것임은 분명하다. 리포터 ‘다이(Die)’어리다.

도움이 될까 싶어서 선배들이 쓴 리포터 다이어리를 봤다. 선배들은 취재하는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 일상 속에서의 느낌, 사회현상에 대한 자신의 생각 등 다양한 주제로 리포터 다이어리를 썼다. 지금까지의 리포터 다이어리를 읽으니 재미있기도 했고 공감되기도 했고 부끄럽기도 했다.

나 역시 지난 2주간 이번호에 실을 기사를 쓰기 위해 취재도 하고 회의도 했다. 일상생활도 했으며, 여러 사회 소식을 접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시간째 리포터 다이어리에 쓸 이야기가 생각나지 않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처음 신문사에 들어왔을 때를 떠올려 봤다. 간단한 소개 기사 하나에도 며칠을 준비했고 한 번의 인터뷰를 위해 수많은 질문지를 작성했다. 하지만 점차 신문사 생활이 익숙해짐에 따라 고민을 줄이고 가볍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기사에 대한 내 생각과 태도가 가벼워진 만큼 기사의 메시지도 가벼워졌다.

어쩌면 지금 내가 집에 가지 못하고 있는 건 바쁘다는 핑계로 평상시 자신이나 여러 사회문제에 깊은 고민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벌일 것이다.

최진렬 기자

앞으로도 리포터 다이어리를 쓸 일이 많을 것이다. 그때는 지금처럼 부끄러운 반성으로 지면을 채우기 보단 나의 경험과 나의 느낌, 나의 생각들로 지면이 채워지길 바란다.

리포터 다이어리와 동시에 마감이 끝났다. 아 해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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