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어 특집- #나는 메갈리안이다

메갈리아가 등장한 이래로 5개월이 흘렀다. 메갈리안의 여혐혐은 초반에는 신선하고 충격적이라며 각광을 받았지만 여느 집단이 그렇듯 이내 조금씩 변질되고 만다. 서울시립대신문에서는 메갈리아가 그동안 여혐을 타파하는 데 어떤 기여를 했는지 알아보고 한계는 무엇인지 되짚어봤다.  -편집자주-


‘메갈리아’, 여성혐오(이하 여혐)에 맞서는 기센 언니들이 등장했다. ‘씹치남’, ‘갓양남’ 등은 그들이 자주 사용하는 단어다. 이는 일간베스트(이하 일베)를 비롯한 남초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여성을 비하할 때 사용하는 ‘김치녀’, ‘갓양녀’ 등의 용어를 따라한 것이다. 그들은 여혐이 우리 사회에 계속해서 공공연하게 행해지는 것에 분노하며 이제는 여혐을 혐오하기 시작했다.


 
미러링으로 여혐을 혐오해

여성들이 분노하기 시작했다. 일일이 설명하고, 어르고 타이르던 그들은 더 이상은 참지 않기로 했다. 이 움직임이 모여 커뮤니티 사이트인 ‘메갈리아’가 탄생했다. 메갈리아에서는 자신이 겪었던 경험을 올리거나 외부 사이트에서 올라온 여혐 글을 서로 공유하면서 여혐에 분노한다.

하지만 메갈리아가 여혐에 분노하는 방법은 다른 커뮤니티들이나 이전의 페미니스트들과는 다르다. 여혐에 대항해 여혐을 혐오하는 것(이하 여혐혐)이 그들만의 방식이다. 이를 위해 그들은 ‘미러링’을 이용한다. 여혐을 하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단어나 논리를 거울에 비추듯 그대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여혐을 혐오 하는 것이다. 메갈리아는 미러링을 통해 여혐이 통용되던 일베를 비롯한 남초 커뮤니티의 언어체계를 차용한다.

대표적인 예로 씹치남이 있다. ‘씹치남’은 남성의 돈을 자신의 돈인 것 마냥 사용하는 ‘김치녀’를 미러링한 것이다. 김치녀의 여자라는 성을 남성으로 바꾸며 우리나라 남성들을 비꼰 것이다. 이외에도 여성을 성기에 빗대어 여혐을 행하던 사람들을 향해 남성을 성기에 빗댄 비속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메갈리아는 미러링을 통해 여혐을 하는 사람들에게 ‘한 방’ 먹였다. 여혐을 하던 사람들은 미러링을 거친 여혐혐을 보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 그들이 직접 혐오를 당하는 입장이 되면서, 여성들이 여혐으로부터 겪는 고통에 공감할 수 있게 됐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다. ‘충격요법’이 어느정도 통한 셈이다.


여성인권운동에 총대를 맨 메갈리아

메갈리안이 ‘총대’를 맸다. 컴퓨터 앞에서 여혐을 비판하고 분노하는 것이 메갈리아의 전부가 아니다. 메갈리아는 여성의 인권 신장이나 사회적 약자를 위한 공익 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행동하는 메갈리안’ 프로젝트가 대표적인 예시이다. 프로젝트는 아동·청소년 성범죄 피해자를 돕기 위해 기부 모금으로 진행됐다. 모아진 기부금은 약 1800만원으로 성폭력 피해자 보호시설인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 열림터’에 전달됐다.
행동하는 메갈리안 프로젝트에 이어 ‘행동하는 메갈리안 기부팔찌’ 프로젝트도 전개되고 있다. 프로젝트를 통해 판매된 팔찌 수익금 전액은 미혼모를 위한 시설인 ‘애란원’에 기부될 예정에 있다.  

기부 관련 프로젝트 외에도 ‘몰래카메라(이하 몰카) 근절’ 프로젝트도 전개했다. 최근 들어  “女화장실에 있던 수상한 시계…몰카주의보”, “직장 탈의실에 ‘몰카’ 설치, 여성 동료 80차례 촬영한 男”과 같은 기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등 몰카 관련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몰카 피해자는 급증하고 공공화장실, 지하철 등 공공장소를 넘어 가정집에서까지 몰카가 행해지고 있다. 몰카 근절 프로젝트는 몰카의 위험성을 공론화시켰다. 프로젝트는 몰카 방지 관련 동영상을 유포하거나 한국여성민우회와 함께 몰카 방지 스티커를 제작해 배포하는 등의 방식으로 행해지고 있다. 이외에도 몰카 공유 사이트인 소라넷을 폐쇄해야 하는 것과 관련 온라인 서명 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류송희 기자 dtp02143@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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