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이란 공간에서 있어선 안 되는 부끄러운 일이 발생했다. 경영대 학생회비와 관련된 수많은 부정들은 귀를 의심케 했다. 학생회비가 몇 차례에 걸쳐 횡령, 유용됐고 사문서위조 역시 이뤄졌다. 부정과 관련된 액수를 떠나 죄질은 악랄하다고 밖에 표현이 안 된다. 우리대학뿐만이 아니다. 대학가 곳곳에서 학생회비 부정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학생자치기구들은 학생들의 무관심 속에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학생자치가 나날이 후퇴하며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학생회비 납부율이 매년 줄어들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학생회비는 단순한 회비가 아니다. 학생자치를 꾸려나가기 위한 핵심적인 부분이다. 학생자치기구에 대한 학생들의 무관심에 불신까지 더해진다면 학생자치가 이내 무너질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이번 경영대 사태가 충격적이고 부끄럽지만, 다른 곳에 방점을 두고 싶다. 경영대 학생회에 문제를 제기하고, 해명을 요구한 것은 다름 아닌 학생총회였다. 매번 정족수 미달로 열리지 못했던, 무늬만 최고 의결기구였던 학생총회가 그 역할을 해낸 것이다. 학생총회가 제 역할을 해낸 것을 보면 아직 학생자치는 무너지지 않았다.

학생회비가 학생자치를 위한 돈인 만큼, 이번 문제의 해결책은 외부감사가 아닌 학생총회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지난 임시총회에서 많은 학생들은 ‘학생총회가 정족수 부족으로 성사되지 않을까봐’ 성급히 일을 진행하려는 모습을 보여줬다. 학생총회가 열리지 않을지도 모르니  ‘회칙을 무시하고 탄핵을 진행하자’, ‘인터넷 투표를 하자’는 것은 바른 해결책이 아니다. 이번 사태는 편법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지금은 정공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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