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한 일간지에서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의 교육개혁 운동에 대한 인터뷰 기사를 읽었다.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사람이 뜬금없이 대학민국 교육의 현실을 지적한 이유는 현재 우리나라 모든 문제의 뿌리는 교육이라고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높은 청년실업률, 취업을 위한 대졸자들의 재교육, 공교육의 평준화 실패가 모두 교육과 연관되어 있다는 그의 지적은 구구절절이 옳은 내용이었다.  

교육부 발표에 의하면 2018년부터 수능영어 평가방식이 절대평가로 바뀐다고 한다. 전문가들의 반대의 소리에도 불구하고 형식적인 공청회 몇 번을 거쳐 결정된 정책이었다. 작년 수능 대비 약 15.6%가 1등급이 된다. 영어 사교육 부담을 줄이고 영어 과잉 교육을 개혁하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정책이라고 한다. 과연 영어 절대평가가 사교육을 줄일 수 있을까? 왜 교육부는 풍선효과라는 쉬운 논리를 이해하지 못할까? 대학은 영어로 지원자들을 평가하기 어려울 것이고 따라서 수학이나 언어와 같은 영역에 더 비중을 두어 우수 학생을 골라낼 것이다. 대한민국 학부모는 영어 외의 과목에 사교육 비용을 더 쏟아 부을 것이다.

결국 사교육 비용은 줄어들지 않는다는 결론이다. 오히려 우리나라 영어 수준을 떨어뜨려 글로벌 경쟁력을 위축시키는, 시대에 역행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같은 논리를 이용하면 교육부는 줄어들지 않는 사교육 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학이나 언어와 같은 다른 영역도 절대평가를 하거나 교육 수준을 내릴 것이다. 대학민국 교육 수준이 추락하고 학생들의 대내외 경쟁력이 떨어지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아 보인다.

벼룩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다. 벼룩이 왜 초가 안에 들어왔는지 이유를 파악하고 입구를 봉쇄하는 근본적인 교육정책과 이에 따른 원시안적인 교육 개혁이 절실하다. 수능 영어 절대평가로 결론지어진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가 초래할 엄청난 폐단이 가히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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