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스무살 첫투표 꼭한다’ 운동 중인 성치화(철학 10) 씨
조용한 대학으로 여겨지는 우리대학에서 누군가 계속 변화를 외치고 있다. 그 외침은 개강 날에도 어김없이 들을 수 있었다. 학생회관 앞에서 “스무살 첫 투표, 서명하고 투표합시다”라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스무살 첫투표 꼭한다’ 운동이었다. 세월호 1주기 때 세월호 피해자를 위한 추모제를 하고, 국정교과서 관련 대자보를 게시하는 등 그의 외침은 계속되고 있었다. 그 목소리를 따라 성치화(철학 10) 씨를 만나봤다.

‘스무살 첫투표 꼭한다’ 운동은 무엇인가
이번 스무살을 맞이한 학생들은 세월호 피해자들과 같은 나이다. 하지만 고등학생이던 이들이 성인이 되는 동안 변한 것은 없었다. 개인이 국가에게 얼마나 더 희생돼야 하는가. 답답한 현실을 직접 나서서 바꿔야겠다는 마음에 시민단체 ‘투표하라 1997’과 함께 20대의 투표를 독려하는 운동을 하게 됐다. 우리대학 이외에도 홍익대, 건국대 등에서 학생들에게 서명과 함께 사회에 무엇을 요구하고 싶은지 물었다. 그 결과 약 1만명에게 서명을 받았고, 학생들은 반값등록금, 정규직 일자리 늘리기, 위안부 한일 협상 문제 해결, 국정교과서 폐지를 대표적으로 꼽았다.

사회에 목소리를 내는 다양한 활동들을 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시작은 2011년이었다. 당시 비싼 등록금에 분노하며 거리로 나선 순간,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모인 것을 보고 놀랐다. 비정상적인 풍경이었다. 젊음을 누리기에도 바쁠 그 시간에 다 같이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우리 사회에 문제가 있구나’라는 것을 느끼게 됐다. 기다리기만 해서는 변화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나서서 외치기 시작했다.

실제로 사회에 변화가 일어날 것 같은가
사람들의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스무살 첫투표 꼭한다’ 운동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4월 13일에 선거가 있는지 심지어 자신에게 투표권이 있는지 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다. 97년생이어도 3월생은 투표가 가능한데 이를 모르는 학생도 있었다. 고향에 가지 않아도 사전투표를 통해서 할 수 있는데도 고향에 갈 수 없어 투표를 할 수 없다는 학생도 있었다. 투표권의 존재 여부부터 시작해서, 선거에 대해 고민하다 보면 현 정권에 대한 평가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생각해보게 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우리대학은 사회에 목소리를 내는 활동이 적은 편이다. 이 때문에 활동하는데 어려움은 없는가
우리대학 학생들이 사회문제에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국정교과서 논란 때 국사학과 학생들이 진행한 서명운동에 3분의 1정도가 참여한 바 있다. 다만 학생들이 직접적으로 나서서 목소리를 내는 경우가 적다는 점은 동의한다. 이것은 개개인의 학생 책임이기보다는, 학생자치기구와 같은 단체에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우선적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루고 싶은 최종적인 목표가 있는가
우리 모두가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길 바란다. 사람들은 사회에 목소리를 낸다는 것을 정치적인 행위로 생각하고 꺼린다. 하지만 정치는 우리의 권리를 찾기 위한 하나의 행동일 뿐이다. 정치에 대해 사람들이 느끼는 진입장벽이나 편견을 깨고 싶다. 어딜 가나 문제가 없는 곳은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혼자서 목소리를 낸다면 활동가, 운동가라는 소리를 들을 것이다. 하지만 다 같이 하면 일상이 된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권리를 자유롭게 주장하고 외칠 수 있는, 그런 일상이 됐으면 좋겠다.


글_ 류송희 기자 dtp02143@uos.ac.kr
사진_ 성치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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