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에서 ‘시카리오’는 암살자를 뜻한다. 대개 많은 영화들은 주인공의 복수나 공동체의 평화에 초점을 맞춘다. 주인공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살인을 저지르지만 영화를 보는 관객 누구도 이에 대한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한다. 영화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는 살인의 비윤리성에 주목한다.

주인공 케이트는 미국 FBI의 요원이다. 케이트는 임무를 수행하던 중 범인의 집에서 수많은 시체를 발견한다. 이후 이 사건이 멕시코의 범죄조직 ‘카르텔’의 소행으로 밝혀지고 그녀는 카르텔을 소탕하기 위해 CIA 소속 작전책임자 맷의 특수부대에 들어간다. 케이트는 특수부대에서 알레한드로라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자와 함께 일을 하게 된다.

카르텔을 소탕하기 위해 만들어진 ‘합법적인’ 특수부대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비윤리적 방법을 사용한다. 특수부대원들은 민간인이 위험에 처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카르텔을 소탕하기 위해서라면 총기 난사도 서슴지 않는다. 사람의 목숨을 경시하는 이들과 작전을 함께하며 케이트는 점점 선과 악 사이에서 갈등하기 시작한다. 케이트의 표정은 항상 굳어있다. 그녀는 언제나 팀의 특수부대의 비인간적인 행동에 의문을 제기하지만 특수부대의 악행은 잔혹해져만 간다. 악을 징벌하기 위해 또 다른 악을 사용하는 것이 정당화 될 수 있을까. 영화는 이런 문제에 대한 케이트의 내적갈등에 주목한다.

▲ 케이트가 굳은 표정으로 총을 겨누고 있다.

영화는 케이트의 내적갈등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다. 먼저 거울이라는 도구를 사용한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통해 그동안 잊고 있던 내면의 진정한 그녀를 만나게 된다. 거울에 반사된 케이트의 모습은 독자들에게 그녀의 양심을 보여준다. 또한 담배를 피는 장면은 케이트가 내적갈등을 하며 힘들어한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담배를 피는 행위는 생각을 정리하기 위한 그녀만의 방법이다.

그녀가 윤리적 고찰을 하는 장면뿐만 아니라 화려한 액션장면은 영화의 또 다른 묘미다. 영화의 후반부에는 본격적인 총격전이 시작된다. 케이트와 특수부대는 카르텔과 대치하며 서로 총을 쏘아댄다. 총소리가 난무하는 장면들은 쾌감을 자아낸다. 관객들이 직접 야간투시경을 쓴 채 사물을 보는 것처럼 느끼게 만드는 장면도 등장한다. 이러한 영상효과도 영화를 더욱 실감나게 하는 요소이다.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는 영화를 보는 우리에게 끊임 없이 선과 악에 대해 질문한다. 또한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논리로 그들의 악행이 용서받을 수 있는지 생각하게 한다. ‘정당한 악은 존재하는가?’라는 물음에 쉽게 대답하지 못하겠다면 제목이 주는 의미를 생각하며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를 보는 것이 어떨까.

 

장한결 기자 uiggg@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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