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의 변

어떻게 마지막 글을 써야 좋을지 고민하다 1년 6개월 전에 쓴 글을 새삼 다시 봤습니다. 편집국장으로서 처음 쓴 글이었습니다. ‘편집국장으로서 안타까움을 만회할 기회가 생긴 것 같다’고 썼네요. 건방졌습니다. 안타까움을 만회한 기억보다 편집국장으로서 더 잘할 수 있었던 일이 생각나기 때문입니다. 가장 욕심이 났던 일은 ‘고민의 화두를 던지겠다’는 독자분들과의 약속이었습니다. 서울시립대신문의 12페이지 각각에 고민들을 꾹꾹 눌러 담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시립대신문이 던진 고민에 대해 독자 분들이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종종 왜 이렇게 신문이 강해졌냐는 말을 듣기도 했습니다. 뉴스도 잃어버린 것에 슬퍼하고, 부당한 일에 화를 내고, 발전된 일에 기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뉴스가 사람들의 삶에 공감해야, 사람들도 뉴스의 고민에 공감하지 않을까요.

사실 말만 거창했지, 행동으로 실천한 부분이 많지는 않습니다. 욕심이 앞서 독단적으로 일을 결정해놓고, 그르쳐 후회하는 일도 종종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어휴 저 국장 놈’하면서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던 동료기자들이 있었습니다. 앞으로 그 기자들이 서울시립대신문에서 해나갈 새로운 고민들이 무척 기대됩니다.

글 몇 줄로 이뤄진 기사가 사회를 바꿀 수 있다는 순진한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다만 독자 몇몇만이라도 설득하도록 노력할 뿐입니다. 서울시립대신문의 화두에 공감하셨다면, 여러분만의 방법으로 화답해주십시오. 작은 화답만으로도 서울시립대신문은 더 즐겁게 다음 뉴스를 준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서울시립대신문사 제57대 편집국장 김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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