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측부터 시네마테크 운영진인 육승후(도사 12)와 추병진(도사 12)
지난 7일, ‘금지된 욕망’을 주제로 한 영화 상영회가 학생회관 세미나실에서 열렸다. 영화계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의 작품을 비롯한 다양한 영화를 만날 수 있는 이곳은 ‘UOS 시네마테크’다. ‘악몽과 환상’이란 주제로 2회차 프로그램을 마친 지금, 영화를 사랑하는 시네마테크 운영진 추병진(도사 12) 씨와 육승후(도사 12) 씨를 만나 시네마테크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들어봤다.

시네마테크는 어떤 활동을 하는 모임인가
육승후(이하 육): 거창한 것은 아니다. 생각할 거리가 있는 영화들을 많은 사람들과 함께 감상하고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다. 시대와 국적을 구분하지 않고 다양한 영화들을 상영한다. 물론 중앙도서관에서도 ‘중앙도서관 영화제’라는 상영회를 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따로 시네마테크를 만든 이유는 영화를 보는 것에서 나아가 자유롭게 영화에 대한 생각을 나누는 자리를 만들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시작한 계기가 궁금하다
추병진(이하 추): 대학생활 중에 한번쯤 영화를 함께 보고 대화를 나누는 기회를 마련하고 싶었다. 혼자 하기에는 버거울 것 같아서 영화를 좋아하는 동기인 이 친구에게 도움을 청했다. 시네마테크를 통해 우리대학의 영화 애호가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했다. 영화 평론가 정성일은 학생 시절 영화를 좋아하는 대학생들끼리 모여서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활동을 했다고 한다. 그때 만난 사람들이 추후에 부산 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거나 영화 관련 학과 교수가 돼 영화인 커뮤니티를 형성하기도 했다. 우리도 한번 그런 토대를 마련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해봤다.

‘금지된 욕망’이라는 주제를 선정한 과정도 궁금하다
육: 시네마테크를 기획하면서 주제 선정 기준을 몇 가지 정했다. 그때 정한 기준 중 하나가 ‘누구나 공감하고 생각할 거리가 있는 주제’였다. ‘금지된 욕망’은 그런 기준으로 선정된 주제다. 1960년대 작품들 중 그 시절 사람들의 욕망에 질문을 던졌던 영화들은 지금 봐도 이야기 거리가 있고 공감을 살 수 있더라. 처음에는 우리 둘이서 작품과 주제를 선정했었는데, 이후에는 관객 두 분에게도 주제와 작품 추천을 부탁했다. 우리 둘만 선정하게 되면 다양성의 한계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관객들의 생각을 조금씩 더 반영하려고 한다.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
추: 기획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영관을 찾는 것이었다. 우리학교에는 영화관이 없다. 그나마 영화를 상영하기 알맞은 곳이 중앙도서관의 AV룸이지만 평일 저녁 6시까지만 사용할 수 있다. 우리는 저녁에 상영회를 하기 때문에 세미나실의 스크린을 사용하고 있다. 상영관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 매주 예약 신청을 하는 것이라서 누군가 먼저 예약을 하면 그 날짜에는 쓰지 못한다. 미리 예약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육: 포스터 만드는 것이 힘들었다. 포스터에 어떤 문구를 쓸지 디자인은 어떻게 할지 고민스러웠다. 그런데 산업디자인과에 재학 중인 관객이 많은 관심과 도움을 줬다. 우리가 부탁 하지도 않았는데 포스터를 만들어 왔다. 너무 잘 만드셨더라. 이렇게 열성적인 참여자들은 우리에게 많은 힘이 된다.

영화를 선정하기 위해서는 많은 영화를 봐야한다. 그런데 학생인만큼 학업에도 신경 써야 할 텐데, 시간이 없어서 힘들지 않은가
추: 틈틈이 공강 시간을 이용한다. 개인적으로 영화관에 가서 보는 것을 더 좋아하기 때문에 주로 저녁시간을 이용한다. 과제도 해야 하고, 대외활동도 해야 하니, 하루를 꽤 바쁘게 보내는 것 같다. 그래도 꼭 보고 싶은 영화가 있다면 시간을 쪼개서라도 본다.
육: 다른 일보다 상영회에 시간을 많이 투자하는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니 괜찮다. 영화 관람을 상영회로 대체하려 한다. 영화에 대한 열망을 상영회에서 풀고 그에 따라 남은 시간을 잘 활용하려는 것이다. 그래도 영화관에서 볼 수 있는 영화는 다 챙겨 보는 편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추: 중간고사 전에 세 번째 시네마테크를 진행 하려고 한다. 마찬가지로 3편의 영화를 준비했다. ‘인공지능’을 주제로 말이다. 9월 28일, 30일 그리고 10월 5일로 계획하고 있다. ‘바이센티니얼 맨’, ‘A.I.’, ‘블레이드러너 감독판’ 이렇게 세 작품을 상영한다. 물론 중간고사 이후에도 시네마테크는 이어질 예정이다.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
육: 영화에 대한 진지한 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누고 싶은 분들은 언제든 환영이다. 영화만 조용히 관람하고 싶은 사람도 환영한다.
추: 조금 과장하자면 우리가 상영하고 있는 영화들은 엄선해서 고른 걸작들이다. 시네마테크에서 접한 영화들을 통해 인생이 바뀌게 될지도 모른다. 인생영화를 발견할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소중한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정리·사진_ 김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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