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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
다각도로 조명받은 민중총궐기
박소정 기자  |  cheers710@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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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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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간 전국에서는 집회와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드러난 지 한 달만에 전국의 200개가 넘는 대학이 시국선언에 동참했고, 매주 토요일에는 광화문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크고 작은 시위와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100만 명이 광화문에 모여 집회를 이어갔다.

100만의 결집, 얼마나 달랐을까

종각역으로 가기 위해 청량리에서 잡아탄 지하철. 지하철은 ‘끼여간다’는 말을 새삼 실감할 정도로 붐볐다. 그 와중에도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광화문의 시위 중계상황, 촛불집회 사진들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지하철을 내려 역 입구로 향하는 길들도 사람들로 가득했다. 11월 12일, 사람들의 관심과 마음은 광장을 향하고 있었다.

종각에서부터 광화문까지, 평상시면 차들이 다니고 있어야할 도로를 사람들이 촛불과 팻말을 들고 자유로이 걷고 있었다. 광화문 광장, 시청 앞, 종각 방면의 거리 곳곳에서 다양한 집회가 이어지고 있었다. ‘박근혜 퇴진’ 구호는 단체의 깃발 아래에서도, 가족단위로 거리를 찾은 사람들의 무리에서도, 아이들의 입에서도 들렸다. 뚜렷한 시위대의 목소리에 반해 ‘도로교통법’을 읊으며 시위대를 저지하는 경찰들의 목소리는 광장에 거의 들리지 않았다. 
 
   
▲ 11월 12일, 광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
비폭력 시위, 자발적 결과물일까

SNS 상에서 큰 주목을 받은 영상이 있다. 영상 속에는 한 사람이 경찰 차벽에 올라가있다. 차벽 아래에서 사람들은 “내려오세요”라며 차벽 위에서 경찰과 대치하는 사람을 저지하고 있다. 이후 이 영상은 ‘평화시위’를 대표하는 자료로 남았다. 당일 시민들은 경찰과의 물리적 충돌을 최대한 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한신대 사회학과 노중기 교수는 “국민들은 현 상황의 문제점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다. 폭력적인 수단을 통해서 요구를 전달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근혜 퇴진’이라는 시위대의 요구사항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라 폭력적인 수단을 통해서 요구를 전달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양상은 언론에 큰 조명을 받았다. 실제로 일부 언론과 경찰 그리고 이에 영향을 받은 다수의 여론들은 지난 민중총궐기의 비폭력 양상을 강조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번 집회를 작년 민중총궐기와 비교해 ‘선진적 시민의식이 돋보이는 평화시위’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조선일보는 14일 ‘1년 전과 180도 달라진 집회. 물대포도 쇠파이프도 없었다’라는 기사를 내놓았다. MBC 뉴스는 14일 보도를 통해 “6월 항쟁 이후 최대 인파 100만 명이 모였다는 것보다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평화시위 이정표를 세웠다는 게 더 놀라웠다”며 시민의식을 강조했다. 

무조건적인 비폭력이 과연 옳은 것일까. 노 교수는 “이번 집회는 수적으로도 압도적이었고 시위대의 뜻을 전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모든 집회가 비폭력적이어야 한다는 점에는 반대한다”고 전했다. 국가폭력에 저항하는 것은 시민의 권리이며 저항의 수단으로 길거리에 나오거나 경찰차를 미는 것을 폭력이라고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집회를 차벽으로 막는 것이야 말로 시민의 권리를 제한하는 국가폭력이다. 일부 언론은 그러한 점에는 집중하지 않는다. 시민의 권리를 막는 경찰에 저항하는 것은 폭력이 아니다”고 전했다.

단체보다 앞장 선 개인들

당일 집회에서는 단체보다 개인들이 앞장섰다. 단체들의 깃발 아래에 모여 있는 학생과 시민들도 있었지만, 깃발 아래에 있기보다는 개별적으로 자신이 향하고 싶은 곳을 향하는 사람들이 두드러졌다. 한신대 사회학과 노중기 교수는 “단체에 소속되지 않은 개인들도 그만큼 이번 사태에 심각성을 느낀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현장에서 ‘후손들에게 이런 세상을 넘겨줄 수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헬조선’을 만든 중요한 원인 중 하나가 정부와 정치권에 있다. 이를 넘어서기 위해서라도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 광범위한 공감대를 만든 것”이라고 전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통해 국민들은 노동, 세월호, 기업, 대학 등 삶을 둘러싼 전반적인 부분에서 부정부패가 개입되어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됐다. 이러한 현실에 국민들이 심각한 위기감을 느끼고 어딘가에 소속이 되어 있지 않더라도 목소리를 내기 위해 거리로 나왔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을 통해 새롭게 등장한 연대도 두드러졌다. 기존에 존재하던 단체들뿐만이 아니라 새로이 생긴 단체들이 등장해 사람들을 결집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관련된 뉴스들을 큐레이팅하는 페이지, 집회에 혼자 참가하는 사람들을 위한 페이스북 페이지, 자체적으로 사람들을 모아 가두시위를 기획하는 페이지 등 다양한 형태의 연대가 등장했다. 페이스북 페이지 ‘숨은주권찾기’에서는 사람들을 모아 지난 15일 서울 지역 4곳에서 동시다발 집회를 진행했다. 집회를 담당한 김민성 씨는 “기존의 시위는 요구사항이 뚜렷한 단체와 각 대학 총학생회들이 중심이 되어 이끌어나갔다. 큰 단체들의 시위는 (사안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평범한 학생들 입장에서는 익숙치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가볍게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시위를 기획한 것”이라고 전했다.


박소정 기자 cheers710@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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