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차, 2차의 대국민담화를 통해 대통령은 변명과 꼬리 자르기에 바쁜 나머지 ‘대(對)국민’이라는 자리의 의미를 놓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진정성 있는 사과와 확실한 결단을 기대한 국민의 입장에서는 실망만 가득했다.

그렇다면 지난 29일 진행된 3차 담화는 어땠을까. 우선 대통령은 분노한 국민들에 대한 사죄를 시작으로 18년 정치인생에 대한 소감과 사익을 품지 않았음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하지만 국민은 대통령이 사익을 추구했는지 추구하지 않았는지에 대해 궁금해하지 않는다. 검찰 수사와 수많은 언론의 노력으로 인해 박근혜 대통령이 부정을 저질렀다는 것이 확실해졌기 때문이다. 더불어 국민들은 그의 정치인생 또한 궁금해하지 않았다. 인생을 돌아보는 것은 죗값을 치른 후 자서전에서나 끄적여야 할 일일 것이다. 우리가 진정으로 듣고 싶은 것은 진정성 있는 사과와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의혹에 대한 솔직한 고백일 뿐이다.

이어 임기 단축 및 ‘진퇴’ 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다고 말했다. 진퇴는 대체 어디서 온 말인가. 국민들은 ‘퇴진’을 말하고 있는데 정작 그는 진퇴라는 단어를 골라서 굳이 이야기했다. 이는 그가 대본을 잘못 읽었거나 국민의 목소리를 반대로 듣고 있다는 것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퇴진은 물러남을 의미하지만 진퇴는 물러남 혹은 ‘나아감’의 의미를 담고 있어 의미심장하게 느껴진다.

끝으로 대통령은 국회에서 안정되게 정권을 이양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온다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포털사이트의 어린이 백과사전을 인용해보겠다. ‘대통령이 되면 좀 바쁘긴 해도 뭐든지 마음대로 할 수 있어 좋지 않냐고? 천만의 말씀! 대통령이라고 뭐든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건 아냐. 대통령은 국민들이 뽑은 국민의 대표인 만큼 법과 국민의 뜻을 따라야 하거든.’ 초등학생도 아는 상식이다. 방안은 자신이 만들면 되고 만들 수 없다면 그 자리는 내려오는 것이 합당하다. 매주 토요일마다 국민들이 외치는 목소리를 들어보라. 답은 그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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