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막가자는 거죠?”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사와 대화를 나누던 중 했던 말이다. 이 말이 그 어느 때보다도 어울리는 시기가 아닌지 생각해본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스모킹건 역할을 했던 JTBC 태블릿PC 보도 후 4개월이 흘렀지만 박 대통령과 그 일행들은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번 일의 진상과 책임을 규명하는데 있어서 협조하겠다”는 제2차 대국민담화 때 내뱉은 자신의 말을 지키지 않았으며 참석했어야 할 탄핵심판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그나마 모습을 보인 것도 보수성향의 인터넷 방송에 출연한 것이 전부다. 오직 그의 추종자들만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국민을 분열시키고 선동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 ‘아스팔트 정치’라 불리고 있다. 여기에 덧붙여 새누리당은 자유한국당으로 이름을 바꾸고 박 대통령을 옹호하려는 조짐을 보이기도 한다. 이름은 바뀌었어도 ‘친박 DNA’는 바뀌지 않은 것이다. 인적 청산을 하겠다던 인명진 비대위원장은 이제 인적 청산이 끝났다고 하지만 이는 터무니없는 소리다. 김진태 의원이 태극기 집회에 나가 박사모를 응원하고 특검 연장을 방해하고 있으니 말이다.

국민을 우습게 보는 거짓 뉴스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미국 교포들이 JTBC를 상대로 거액의 소송을 제기했다는 내용의 기사가 친박단체 소셜미디어와 극우 성향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됐으나 이는 거짓으로 밝혀졌다. 소송을 제기했다고 알려진 지미 리는 수년간 사기행각을 벌여 실형을 받은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이렇듯 거짓 뉴스는 자신들의 입맛에 맞으면 검증 없이 퍼뜨리고 보는 친박 단체 때문에 생긴다.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탄핵심판 지연에 필사적으로 나서고 있다. JTBC가 제출한 태플릿 PC에 대한 감정을 신청한 것처럼 고영태 녹음파일도 검증을 신청한 상태다. 김평우 변호사는 2월 20일에 열린 탄핵심판에서 재판부에 “왜 함부로 진행하냐”며 소리를 쳤다. 또 서석구 변호사는 탄핵심판에 태극기를 들고 들어와 제지를 당하기도 했다. 대통령단 변호인은 최악의 상황을 생각해 전원 사퇴를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제 이런 의미 없는 짓을 그만 둘 때도 되지 않았을까.

세월호 특조위 청문회장에서 한 생존 화물기사가 간절하게 되뇌었다는 그 말로 글을 마무리해야할 것 같다. “한 놈만 미안하다고 해라... 한 놈만” 하지만 아직 이 모든 일에 대한 가해자 그 누구도, 미안하다는 소리를 입 밖으로 내지 않고 있다.


김준수 문화부장 blueocean617@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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