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에 대한 헌법재판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2월27일로 모든 변론이 끝나고 이제 헌법재판관들의 최종 판단만 남은 모양새이다. 어떤 판단이 내려질지 모두가 긴장한 분위기이다.

한편으론 어떤 판단이든 이제는 마무리되어야 한다는 분위기도 적지 않다. 소위 탄핵 정국 와중에 국내외적으로 너무도 중요한 일들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 이유 중 하나인 것으로 보인다. 우리 모두 어서 추슬러야 할 일들이다. 어서 마무리해야겠다는 또 다른 이유는 그 동안 탄핵 찬성과 반대 진영 간 상처내기가 도를 지나치고 있다는 느낌 때문이기도 하다.

헌법재판 심판정에서 나온 ‘아스팔트에 피’ 발언은 그 비이성적 생채기 내기의 절정을 보여주었다. 그 외 원색적이고 도발적인 발언에 뒷목을 부여잡으며 스스로를 진정시켜야 했던 재판장의 심정을 이해 못할 이가 없어 보인다. 급기야 ‘품위’를 지켜 재판에 임해달라는 주문이 나오고야 말았다. 이러한 주문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촛불집회든 어디든 마찬가지다. 탄핵 정국이 왜 오게 됐는가를 곱씹으며 끝까지 품위를 지켜나가길 바란다. 품위를 잃어 상처를 상처로 덮지 않길 희망한다.

작년 10월말부터 터져 나오기 시작하던 국정농단 관련 언론보도에 수많은 사람들은 무엇 때문에 경악하고 분노했던지 자문해 본다. 통치자로서 그리고 그와 함께 국정을 이끌어 가야 할 사람들의 기본과 품위가 사라진 것에 절망했던 것 아닌가. 그 기본과 품위를 되찾고자 절박하고 떨리는 마음으로 애초 거리에 나서기 시작하지 않았나. 헌법재판의 끝자락에서 여전히 우리는 그 기본과 품위를 걸고 싸우고 있다는 점을 되새겼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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