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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와 마주하다
김도윤 수습기자  |  mellow749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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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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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수학여행을 떠났던 세월호가 드디어 우리 품으로 돌아왔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발생 1081일 만이다. 세월호는 31일 새벽 화이트 마린호에 실려 목포신항만에 도착했다. 목포를 향해 갔다. 그날따라 하늘도 노여운지 화창하던 봄날은 가고 세찬 바람과 굵은 빗방울이 떨어졌다. 목포역에 도착하자마자 눈에 띄었던 것은 출구 앞에 걸린 세월호 거치 장소 운행 버스 정류장 플래카드였다. 목포시는 세월호를 찾아온 외부 시민들을 배려해 특별 버스를 배차했다. 한시라도 빨리 목포신항에 가기 위해 택시를 탔다. 택시기사 A씨는 “오늘은 평일이라 외부인은 많이 오지 않을 것 같고 목포시민들이 많이 올 것으로 보인다”며 “주말에 세월호를 보기 위해 엄청난 외부 인파가 올 것”이라고 했다. 이미 목포신항행 차도는 목포시민들의 차로 가득 찼다. 가는 길 곳곳마다 ‘세월호 잊지 말기 목포시 공공실천연합회’나 목포시민들의 추모 글귀가 쓰인 세월호 리본이 휘날리고 있었다. 목포시도 모든 축제를 취소하고 세월호 추모 분위기를 형성했다.

멀리서 세월호가 보이기 시작했다. 파랗게 칠해졌던 세월호 바닥에는 녹이 슬고 칠이 벗겨져 녹색 빛과 회색 얼룩이 가득했다. 목포신항에 도착했지만 세월호 200여 미터 앞에는 철창이 세워져 있어 멀리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철창에 가로막혀 세월호에 가까이 가지 못한 유가족 중 한 명은 “도대체 해수부고 뭐고 왜 막아. 우리 유가족은 뭐냐고. 해수부 관계자 오라고 그래. 짜증나게 해수부가 뭐 대단하다고”라며 울분을 토했다. 유가족만 슬퍼했던 것은 아니다. 철창 앞에는 세월호를 보러온 시민들이 가득 차 있었고 일제히 철창 사이로 손을 뻗어 세월호의 안타까운 모습을 카메라로 담으려 했다. 몇몇은 슬픔을 참지 못하고 눈물을 하염없이 흘리기도 했다. 철창 앞에는 세월호 추모를 위한 노란 천들과 펜이 준비돼있었다. 시민들은 각각 세월호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을 노란 천에 담아 철창에 묶었다. 목포시민 윤희남 씨는 “너무 가슴이 아파서 세월호를 보러왔다”며 “우리가 (세월호에 가까이)가면 (세월호 근처가)복잡해지긴 하는데 유가족들이나 관계자분들은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또한 “어린 생명들을 이제 와서 인양하니 너무 가슴 아픈 일이지만 지금이라도 된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어서 가족의 품으로 가길 기도한다”고 전했다.

   
▲ 철창 너머로 세월호를 바라보는 유가족
철창 옆에는 세월호 유가족들, 4.16가족협의회, 4.16연대 사람들이 지친 모습으로 텐트 안에서 머물고 있었다. 3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슬퍼했던 그들은 움직일 힘도 없어 보였다. 그들은 철제 텐트를 천장 삼아, 이불로 싸맨 나무판자를 바닥으로 삼아 집으로 이용하고 있었다. 텐트 안에는 식료품부터 옷까지 생활에 필요한 것들이 준비돼있었다. 세월호의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떠나지 않겠다는 그들의 굳은 결심이 보였다. 잠시 후 김창준 세월호 선체조사 위원장이 찾아왔다. 그는 “오늘 이 자리에 온 것은 다른 이유가 없다. 여러분들과 함께 하고자 왔다”고 인사를 했다. 그는 “유가족 협회와 만남에서 미수습자들의 유해를 수습하는 것이 최우선 사항임을 확인했다. 모든 희생자 가족들을 배려해서 미약한 인력이지만 전력을 다해 세월호 참사의 완전한 진실이 세상에 드러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이어 질의응답시간도 가졌다. 세월호 미수습자 수습 과정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진흙을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는 질문에 “펄 속에 미수습자의 유해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가장 전문적인 방법인 전쟁 피해자 유골 발굴과 똑같은 방식으로 해달라고 해수부와 얘기를 하겠다”고 전했다. 해수부의 세월호 인양 과정 미공개 논란에 대해서는 “세월호 특별법에 보면 인양 과정에 관해 지도, 점검할 수 있도록 돼있다. 인력이 꾸려지는 대로 관련 서류를 철저히 조사해서 문제된 점은 반드시 지적하고 책임자에 대한 처벌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목포신항 곳곳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세월호 리본을 열쇠고리로 만들어 추모하러 온 시민들에게 나눠주는 분도 있었고 유가족들이 생활하기엔 너무 좁은 텐트를 안타깝게 여겨 텐트를 더 지어주는 사람도 있었다. 또 몇몇 시민들은 식료품을 사와 유가족들 몰래 텐트 안에 넣고 가기도 했다.

목포신항에서 기차역으로 돌아가던 길에 택시기사 B씨는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씨가)뭐했다고 말하면 될 거 아니여. 말 못하는 거 보면 뭐가 있긴 한거야”라며 세월호 사건 때 무능력했던 박근혜 정부를 비난했다. 이어 “빨리 끝내버려야지 이 아픈 것을”이라며 슬퍼했다.


글·사진 김도윤_ 기자 ehdbs7822@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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