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 전 우리 조상들은 산업화라는 새로운 변화와 함께 전화기, 기차, 자동차, 전기와 같은 듣도 보도 못한 생경한 기술들을 접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기술들이 우리 도시와 삶의 모습을 어떻게 변화시키게 될지 미처 생각지 못했다. 다시 백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그 백년 전 우리 조상이 겪었던 충격만큼이나 크고 새로운 기술발달과 사회변화를 목격하고 있다. 스마트폰, 초고속열차(하이퍼루프 등),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량, 드론, 로봇 등과 같은 새로운 기술들이 어떻게 우리 도시들과 삶의 모습을 변화시킬지 궁금해 하고 있다.

과거 증기기관과 방직기의 발명이 산업혁명을 이끌고, 농촌에서 도시로 일자리를 찾아 몰려드는 대도시화를 초래했다는 것은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이다. 이와 함께 도보와 마차, 말에 의존하던 기존의 이동수단들이 기차와 자동차, 비행기로 변화되면서 사람들의 이동거리와 활동 범위는 마을단위에서 도시단위로, 국토단위에서 범지구단위로 확장되었다. 또한 전기의 발명은 낮 시간에 국한되던 사람들의 활동을 24시간 가능하게 함으로써 엄청난 생산성 향상을 이끌어내었다. 그리고 철근콘크리트와 엘리베이터, 스프링클러의 발명은 초고층 빌딩의 시대로 도시들을 변화시켰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 발달은 인류에게 편리함을 안겨주기도 했지만, 무분별한 자연훼손과 인간성이 상실된 회색빛의 콘크리트 도시 그리고 피폐한 도시의 삶을 우리에게 남겨 주었으며, 심지어 지구에서의 지속 가능한 생존마저도 위협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현재의 새로운 기술의 발전은 우리의 도시 모습과 삶의 모습을 어떻게 변화시키게 될까? 또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더 행복하고 편안한 삶을 영위하게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어떤 도시를 계획해야할까? ‘유토피아(Utopia)’로서의 ‘이상도시(Ideal City)’를 꿈꾸었던 것은  그리스의 플라톤과 중세의 오웬 그리고 근대의 르 꼬르뷔제에 이르기까지 오랜 인류의 전통이었다고 할 수 있다. 오늘날 우리가 꿈꾸는 미래도시를 상상해 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면서 동시에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중요한 일이라 할 수 있다.

영화 속에 나오는 도시들처럼 조만간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나오고, 우주도시가 등장하는 정도까지는 아니라 하더라도 적어도 멀지않은 시간에 자동차를 직접 운전 하지 않아도 되고, 굳이 병원이나 관청을 찾아갈 필요가 없는 스마트홈, 스마트시티가 현실화 될 것으로 생각된다. 많은 로봇이 허드렛일을 도맡아하고, 인공장기와 생명기술은 인간 수명을 현저히 늘려놓게 될 지도 모른다. 허나 반면에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아 버리고,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하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 또한 에너지의 고갈과 물부족, 식량부족 문제로 생존에 위협을 받을 수도 있다. 과연 어떤 미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서울이라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다양한 도시학을 배우는 우리 학생들에게 미래는 많은 희망과 숙제를 동시에 던져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희정(도시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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