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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미세먼지
김수빈 기자  |  ksb9607@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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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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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지났음에도 마스크를 쓴 채 다니는 사람들을 거리에서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다. 하늘을 뿌옇게 덮은 미세먼지 때문이다. 미세먼지가 유독 기승을 부렸던 지난달 27일에는 서울 및 수도권 지역이 ‘대기질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안 좋은 곳’으로 뽑히기도 했다.

미세먼지는 공기 중에 떠다니는 직경 10μm(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아주 작은 입자를 말한다. 평균 70~100μm 정도인 머리카락의 1/7에 해당하는 크기이니 육안으로 미세먼지를 확인하기는 힘들다. 이 미세먼지는 입자의 크기에 따라, 직경 10μm 이하의 미세먼지와 직경 2.5μm 이하의 초미세먼지로 나뉜다. 우리 눈에 보이는 크기가 아님에도 하늘이 뿌옇게 보이는 것은 공기 중의 초미세먼지가 햇빛을 산란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늘이 뿌옇지 않아도 안심할 수는 없다. 입자가 비교적 큰 미세먼지들은 햇빛을 많이 산란시키지 않아 눈으로만 봤을 때에는 하늘이 맑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미세먼지는 어디에서 만들어지는 걸까. 미세먼지의 발생 원인은 국내 요인과 국외 요인으로 크게 나뉜다. 먼저 국내 요인을 살펴보자. 발전소나 공장 등의 대형 산업 배출시설과, 자동차 배기가스 등이 주요 미세먼지 발생원으로 꼽힌다. 우리대학 환경공학부 동종인 교수는 “우리나라의 디젤차 비율은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하게 높다. 배기가스를 배출하는 디젤 차량의 수가 국내 미세먼지 발생 요인의 큰 이유가 된다”고 설명한다. 또한 “대형 빌딩의 난방시설이나 산업 시설, 수많은 음식점 등 중소형 배출 시설이 도시 곳곳에 산재해있는 것 역시 미세먼지 발생의 주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대기질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국외 요인으로는 중국의 산업시설을 꼽을 수 있다. 우리나라 서해안과 마주하는 중국 동북 연안지역에는 화학발전소와 산업시설이 들어서있다. 이들 산업단지에서 배출한 대기오염 물질은 서풍을 타고 우리나라로 넘어와 국내 대기를 오염시킨다. 국립환경과학원의 ‘동북아 대기오염 플륨의 물리화학적 특성 연구’에 따르면 아시아 대기오염물질의 절반가량이 중국에서 비롯된다고 하니 국외 요인을 무시할 수는 없어 보인다. 동 교수는 “중국의 경제발전에 따라 화석연료 사용이 증가하면서 국외 영향이 커지는 추세이긴 하다. 그러나 미세먼지의 국내와 국외 요인의 비율을 딱 잘라 이야기하기는 힘들다”며 “바람의 방향에 따라 8~90% 정도의 영향을 줄 수도 있고, 바람이 반대 방향으로 불 때는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미세먼지가 배기가스 등의 대기오염물질에서 발생되다보니 건강에 매우 해로울 수밖에 없다. 미세먼지의 주요 성분은 중금속과 질소산화물로 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기관지염이나 피부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호흡기를 통해 우리 몸에 들어온 10μm 이하의 미세먼지는 기관지에서 걸러질 수 있지만, 더욱 작은 크기의 초미세먼지는 기관지를 넘어 혈관으로까지 침투한다. 몸 깊숙이 침투한 중금속 성분이 배출되지 않은 채 지속적으로 쌓이게 되면 심혈관 질환이나 암을 유발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세계보건기구는 초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선정하기도 했다.

미세먼지는 더 이상 단순히 공기가 깨끗하지 않고의 문제가 아니다.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느낀 사람들은 가장 먼저 미세먼지를 차단해주는 마스크를 찾기 시작했다. 미세먼지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면 재질의 마스크가 아닌 특수 마스크를 사용해야 한다. 섬유조직이 직각으로 배열돼있는 일반 마스크는 조직 사이의 틈이 미세먼지의 크기인 10μm 이상으로 넓어 미세먼지가 그대로 마스크를 통과하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미세먼지 전용 마스크는 섬유조직이 무작위로 얽혀 있어 틈이 좁고 정전기를 띄는 특수섬유가 사용된다. 먼지가 정전기에 쉽게 달라붙는 특성을 이용해 미세입자가 마스크를 통과하기 전에 마스크 섬유에 달라붙도록 하는 것이다. 때문에 매우 미세한 입자까지도 대부분 차단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마스크를 쓴다고 해도 미세먼지 자체를 피하지는 못한다. 미세먼지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배출 자체를 저감하는 것이다. 동 교수는 “적극적인 대기오염 물질 배출 감축책을 세우면 효과는 분명 있다. 정부나 산업계의 (대기 정화) 의지가 얼마나 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세먼지 배출량을 저감하기에는 중장기적인 기간이 필요하다. 내일 당장 출근길에 올라야 하는 사람들을 위해 미세먼지를 잡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다행히도 미세먼지를 저감하기 위한 아이디어가 활발하게 쏟아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미세먼지 대비 기술로는 인공강우가 있다. 인공강우란 비가 내리지 않는 구름에 화학물을 뿌려 인공적으로 비를 더 많이 내리게 만드는 것을 말한다. 구름 입자들이 서로 뭉쳐 땅으로 떨어질 만큼의 무게가 돼야만 비가 내리는데, 이때 구름 입자가 서로 뭉치게 하기 위해서는 ‘응결핵’이라는 미세입자가 필요하다. 이 응결핵 역할을 하는 입자가 부족할 때 로켓이나 비행기를 이용해 구름에 응결핵 역할을 대신할 화학물을 뿌리면 인공적으로 비가 오게 만들 수 있다. 없는 비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자연에 존재하는 비구름을 이용해 비를 더 많이 내리도록 하는 기술이기 때문에 ‘인공증우’라고도 불린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경기도청이 미세먼지 대책으로 인공강우 실험을 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그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동 교수는 “인공적으로 방대한 지역 전체의 공기를 세척하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경비가 든다”며 “문제가 아주 심한 지역에 한해서 인공강우로 미세먼지를 부분적으로 씻어 내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근본적인 해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공강우 외에도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아이디어는 쏟아지고 있다. 대규모로 공기 정화 식물을 심거나, 미세먼지 제거 필터를 장착한 드론을 운영해 대기질을 개선하자는 것 등이다. 대형 탑이나 건축물에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를 달아 대기 중의 먼지를 포집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정전기를 일으키는 특수섬유로 마스크를 만들어 먼지를 끌어들이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미국에서는 대기오염이 심한 발전소나 공장 근처에 대형 기계장치를 설치해 대기오염 물질이 분산되도록 할 수 있다는 연구도 진행됐다.

하지만 이러한 다양하고 새로운 신기술들도 인공강우와 같은 한계점을 가진다. 도시나 국가 전체의 미세먼지를 저감하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뿐만 아니라 오염물질의 배출이 지금 수준을 유지하는 한 미세먼지 저감효과는 단기적이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스크를 쓰고서라도 집을 나서야하는 사람들을 위해 정부는 중장기적인 배출 감축과 더불어 단기적인 미세먼지 대책 역시 진행해야할 것이다.


글_ 김수빈 기자 vincent0805@uos.ac.kr
삽화_ 김도윤 기자 ehdbs7822@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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