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기 독자위원회 _ 제703호를 읽고

봄이면 마음을 몽글몽글하게 하는 노래들이 공기 속에 떠다닌다. ‘벚꽃엔딩’이 어김없이 차트를 거슬러 오른다. 봄은 그렇게 밝고 설레는 계절이다. 봄바람에 흩날리는 꽃잎처럼 사람들의 마음도 떨리게 한다. 하지만 그런 봄도 그런 계절도 모든 사람을 모든 상황을 밝게 하진 못한다. 조금 다른 봄노래가 있다. 브로콜리 너마저는 ‘잔인한 사월’을 노래한다. - “봄빛은 푸른데 나 뭔가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아무 것도 없는 나의 지금은 깊어만 가는 잔인한 계절” 상황에 따라 사람에 따라 봄은 설레기도 하고 잔인해지기도 한다. 그늘진 자리에서 아름다운 봄빛은 그늘을 더 어둡게 하는 객관적 상관물이 된다. 사월의 가운데에서, 봄빛 아래에서 신문은 그늘졌다. 어렵고 어두운 이슈들이 해소되고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지난 비평에서 윤리위원회의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썼다. 나의 기다림은 이번 지면 위에서 해결될 수 있었다. 윤리위원회의 결정에도 사태는 끝나지 않은 듯하다. 사태가 제대로 종결될 때까지 계속 쫓아달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대학문화의 예산삭감에 관련한 논의가 이어졌다. 논의는 공방을 낳았고 그 공방은 결국 유의미한 결론으로 향하지 못했다. 신문은 대학문화 측의 인터뷰를 담았다. 그들의 생각을 짧게나마 들을 수 있었다. 대학문화, 아니 학교가 이런 계기로 더 발전적인 방향을 취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논의와 의견 개진이 합리적으로 이루어졌으면 한다.

학술면에 미세먼지와 관련한 기사가 실렸다. 해결책으로 장기적인 대책과 단기적인 대책을 같이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어떤 단기적인 대책이 있는지 지면을 할애해줬으면 좋았을 것이다. 사회면에 대학신문의 편집권에 대한 글이 나왔다. 학교가 먼저 대학신문을 홍보의 도구 이전에 언론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생각에 동의한다. 이번 호에는 독도 기획과 세월호 특집이 있었다. 독도 기획은 굳이 독도를 갈 필요가 있었나 싶을 만큼 조금 실망이었다. 차라리 세월호 특집에 지면을 더 내줬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다.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분들이 하루빨리 유가족으로 불리길 바란다.


정창렬(철학 13)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