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민경숙 영양사

▲ 영양사 민경숙 씨가 식단표를 들고 있다
2001년부터 15년 동안 우리대학 학생들의 영양을 책임지고 있는 영양사 민경숙 씨를 만났다. 민경숙 씨는 복지회에서 운영하는 학생식당, 아느칸, 자연과학관식당, 본관식당을 모두 관리한다.

일반 영양사와 대학 영양사의 차이가 있나
영양사는 근무지에 따라 크게 산업체 영양사와 학교 영양사로 나뉜다. 대학교는 식당 이용자들이 성인이므로 학교에 포함되지 않는다. 산업체 영양사로 생각하면 된다. 그래서 식단을 짤 때 영양의 균형도 고려해야하지만 선호도를 좀 더 반영할 수 있다. 학교 급식은 학생들이 성장기이기 때문에 영양을 맞춰야할 필요가 있지만 대학생은 다 컸으니 영양소보다는 선호하는 음식으로 구성하려 한다.

학생식당을 관리하며 힘들었던 점이 있나
제일 힘든 점이라면 학생들로부터 비용과 관련한 컴플레인을 받았을 때다. 우리가 잘못한 것에 대한 불만이면 괜찮은데 학생들이 잘 모르고 오해한 부분이 꽤 있다. 우리대학식당은 서울시로부터 별다른 지원을 받지 않는다. 전기세와 물값 정도만 지원을 받는다. 그런데 서울시에서 많은 지원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있다. 지원을 받는데 음식의 질이 왜 그런지 의문을 가지기도 한다. 우리는 순전히 판매 수익으로 운영하고 있고 또 엄청난 적자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는 학생 복지회에 소속됐기 때문에 학생들을 잘 먹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윤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다만 적자를 조금 줄여보고자 할 뿐이다.

보람을 느끼기도 했을 것 같다
학생들이 식사 후에 너무 잘 먹었다고, 맛있었다고 말하고 간다거나 종종 졸업생들이 와서 식당 밥 먹고 싶다고 할 때 보람을 느낀다. 예전에 오래 근무한 조리사가 있었다. 그리고 그 조리사와 친하게 지낸 학생이 있었는데 퇴직 소식을 듣고 굉장히 섭섭해 하면서 과자선물세트를 선물했다. 그때 식당 직원들 모두 감동 받았던 기억이 있다. 울컥하기도 하고. 학생들이 말이라도 고맙다고 해주면 우리도 고마운 마음이 든다.

식단은 어떻게 짜나
학생회관의 경우 돼지고기·닭고기·소고기·생선을 번갈아가면서 넣으려고 한다. 자연과학관은 백반 위주로 하다보니까 식단 짜기가 쉬운 편이다. 또 식대가 4000원이다보니 재료 선택의 폭이 넓기도 하다. 여담으로 2800원의 학생회관 식대에는 1000원이 넘는 인건비까지 포함돼 있다. 라면은 거의 서비스라고 볼 수 있다. 게다가 학생들에게 반찬을 골고루 줄 수 있도록 식단을 짠다. 그런데 요즘 학생들은 생선, 야채를 많이 먹지 않아서 걱정이다. 주면 먹겠지, 하는 생각에 가끔 내는데 잔반으로 많이 남긴다. 나물은 콩나물 정도만 먹는다. 취나물이나 오이는 먹지도 않는다. 편식을 너무 심하게 한다.

신메뉴는 어떤 방식으로 개발하고 있는가
신메뉴 개발과 관련해서는 매체를 접하면서 많이 배우는 편이다. 주로 참고 하는 것은 백종원 씨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이다. 백종원 씨가 저렴한 요식업계에 종사하고 있어서인지 단체급식에 맞는 음식이 꽤 많았다. 또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 나오는 셰프들의 요리를 참고하기도 한다. 연복풍덮밥이 대표적이다. 앞으로도 TV와 인터넷 자료 모니터링을 열심히 해서 더 맛있는 음식 많이 하겠다.

식당 관리 중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무엇인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위생이다. 하루에 거의 3000명 가까운 학생들이 식사하기 때문에 항상 위생에 신경을 많이 쓴다. 1년 내내 식중독에 대한 긴장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요즘같이 더울 때는 특히 더 긴장을 한다.

학식 이용 꿀팁이 있다면
할 수 있으면 학생들이 많은 시간은 피하는 편이 좋다. 식당이 가장 바쁜 시간은 11시 50분부터 12시 10분이다. 그때는 학생들이 수업 끝나고 우르르 몰려오니까 줄을 오래 서야한다. 11시 혹은 12시 반에 와야 조금 정리된 분위기에서 여유 있게 식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전자식권을 이용했으면 좋겠다. 학생증에 충전을 하고 사용할 수 있어서 굉장히 편리함에도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지 않고 있어 아쉽다.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
학생들이 궁금한 게 있으면 언제든지 물어봤으면 좋겠다. 그런데 요즘 말할 때 보면 학생들이 화가 많이 나있는 것 같다. 되도록 부드럽게 물어봐 주었으면 좋겠다. 엄마는 아니지만 엄마라고 생각하고 대해줬으면 한다.


정리·사진_ 이세희 수습기자 ttttt72@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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