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0일에는 온라인 커뮤니티 ‘서울시립대 대나무숲’(이하 대나무숲)에 스포츠과학과 내 부조리가 있다는 제보가 올라왔다. 주요 내용은 신입생을 대상으로 에어로빅을 시키는 전통이 있고 대회에 나가는 사람을 강제로 뽑아서 시간을 뺏는다는 것이었다. 스포츠과학과 학생회 조동성 회장은 “에어로빅의 경우 수업의 연장선으로써 매년 참가하는 전통 같은 것이 있었고 올해는 1학년에 에어로빅 수업이 있었다”며 “대회를 나가는데 인원이 부족하면 하라고 권유하는 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통 이란 걸 무시 못하고 하루 아침에 바뀌는 것도 아니다”라며 “내부적으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외에도 지난 4월 18일 대나무숲에는 음악학과 내에 문제가 있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교수없이 진행하는 연습에서 합주 대표를 맡는 수석 학생들이 나머지 학생들을 대상으로 폭언을 했다고 제보했다. 음악학과 학생회 김동휘 회장은 “폭언과 관련된 글에 쓰여있던 대화들이 오고 갔던 것은 사실이지만 말투나 표정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내부적으로 바뀌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자를 비난하지 않고 음악학과 학생 불특정 다수를 비난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축제 주점 운영 과정에서도 부조리가 있다는 목소리가 있다. 사회복지학과에서는 17학번들의 주점 참여에 대해 불만이 나왔다. 익명의 제보자는 “왜 의상 컨셉이 필요한지 충분한 설명없이 주점 운영 컨셉이 정해졌다”며 “또한 주점 참여·불참 투표를 했는데 투표항목에는 참가뿐이었고 불참하게 되면 그 사유를 묻겠다는 식의 상황이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이에 서울시립대신문이 사회복지학과 학생회에 문의하자 서지은 회장은 불참항목이 있었다고 답했다. 그러나 재차 확인한 결과 불참항목은 없었으며 ‘투표 안 한 사람들은 불참 의사를 드러낸 걸로 보고 불참사유 심문 들어갑니당#~꺄륵^0^’이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사회복지학과 학생회 이도형 부회장은 ‘주점 봉사단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강압적인 느낌을 받았다면 죄송하다. 사회복지학과는 그러한 부조리에 대해 민감하게 생각하며 (강요할) 의도는 없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17학번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이처럼 교내의 부조리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3일에 열린 제2차 임시 대의원회에서 총학생회는 ‘학내 부조리 척결을 위한 결의문’(이하 결의문)을 발의했다. 김민성 총학생회장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부조리에 관한 제보가 많다는 점 △많은 제보에도 실질적인 해결은 없다는 점 △학생 자치 기구는 학생의 권익 보호에 힘써야 한다는 점 등을 말하며 결의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결의문에는 언행에 주의를 기하고 총학생회와 대의원회가 학내 부조리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부조리가 발생했을 시 적극적으로 조치할 것을 다짐하는 내용이 포함돼있다. 김정현 부총학생회장은 “학생들 사이의 행동기준을 만들고 혹여나 이를 위반하는 학과가 있을 시 학생회 내에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고자 함에 그 의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대의원회에서 의결이 통과됨에 따라 지난 16일 성사된 전체학생총회에서는 결의문이 보고 안건으로 발표됐다.

부조리를 해결하는 것에 결의문이 효과가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도 있었다. 지난 11일 대나무숲에는 결의문 작성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글이 올라왔다. 익명의 글쓴이는 ‘결의문에는 가장 중요한 문제해결 방법이 나와 있지 않다’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내고 실행시켜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부총학생회장은 “부조리의 실질적인 해결책은 아니고 앞으로 학생회 활동에 있어 행동의 기준이 될 것”이라며 “부조리를 일삼는 학부·과 학생회에 대한 징계 요구 등의 근거가 회칙과 세칙에는 명시되어 있지 않는데 결의문을 통해 이러한 미비점을 보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부총학생회장은 “결의문이 잘 실천되기 위해서 전체 학우들을 대상으로 이러한 결의가 채택됐다는 걸 널리 알릴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김준수 기자 blueocean617@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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