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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
여전히 ‘휘청’거리는 아르바이트 환경
이재윤 기자  |  ebuuni321@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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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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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리의 배달대행업체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이민수 씨는 “일을 하다 보면 고객으로부터 폭언을 듣기도 한다. 특히 비오는 날처럼 주행이 늦어지는 날이면 ‘왜 이리 늦게 오냐’, ‘음식 식었으면 책임질 거냐’ 등 한소리 듣기 십상이다”고 말했다. 1주일에 6일, 하루 12시간을 일하는 이 씨는 주휴수당을 받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이러한 이 씨의 노동환경은 이 씨에게만 해당되는 경우가 아니다. 광주 청년유니온은 배달 아르바이트 청년 200여명을 대상으로 작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22%가 근무 중 폭언이나 폭행, 성희롱을 경험했다. 폭언 등 가해자의 65.5%는 고객이 차지했다.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는 경우는 3명 중에 한 명 이상이었다. 주휴수당을 받지 못하는 비율은 60%에 달했다.

2011년 어느 배달원이 배달도중 사고로 인해 목숨을 잃는 사고가 있었다. 사고 이후 ‘30분 배달’ 철폐 운동이 일어났다. 하지만 6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30분 배달은 여전히 존재한다. 30분 배달을 비롯해 불합리한 업무지시를 법적으로 막기 위해 더불어민주당의 이용득 의원은 지난 2016년 근로기준법 개정안(이하 알바존중법)을 발의했다.

   
 
이용득 의원이 발의한 알바존중법은 △강제근로 유형 구체화(육체·정신적 강요) △지속적 폭언 금지 △근로계약서상 정확한 업무범위 명시 △지폐 혹은 계좌 입금 등 임금지급 방식 명확화 △상습체불 사업주에 대한 노동관계법 교육명령을 그 내용으로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후보 시절 공약으로 알바존중법과 함께 근로감독관 확대와 알바체당금제를 제시했다. 근로실태를 파악하는 근로감독관을 늘려 근로기준을 준수하고 알바체당금제를 통해 체불임금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알바존중법은 기존 근로기준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미 근로기준법에 강제근로 금지와 근로계약서에 관한 조항들이 명시돼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 기존의 근로기준법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상황에서 개정 안건이 시행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존재한다. 노사관계학을 전공한 중앙대 사회학과 이병훈 교수는 “근로기준법도 잘 지켜지지 않는데 개정을 통해 개선될지는 모르겠다. 개정 단계에 있어서 고려해야할 대상이 노동계만 있는 것이 아니기에 사용자 측도 고려해야 한다.

때문에 개정 자체도 쉽지 않다”며 “법이 제대로 지켜지도록 노동행정시스템이 개선됨과 동시에 노동자가 스스로의 권리를 알아야 한다. 또한 사용자도 근로기준법을 지켜야 한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개정 이전에 근로기준법에 대한 인식과 이를 뒷받침하는 노동행정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근로기준법이 잘 지켜지지 않다보니 청년들 같은 경우 노동시장의 약자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강조해야할 것은 근로기준이 제대로 지켜지는가를 감독하는 근로감독관이다”며 노동행정시스템이 있어 근로감독관의 역할을 강조했다.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근로감독관 정원은 1282명인 데 비해 근로감독관리대상 사업장은 186만개다. 근로감독관 1명당 1451개의 사업장을 감독해야 하는 것이다. 한명의 근로감독관이 너무 많은 사업장을 담당하다보니 편의점같은 작은 사업장의 경우는 감독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운 ‘임기 내 근로감독관 3000여명 확충’이 알바존중법을 실현하는 데 있어 주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노동행정시스템뿐만 아니라 사용자에 대한 정책도 필요하다. 이 교수는 “벌칙을 강화할 필요도 있다. 근로기준법을 지키지 않는 일들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까지는 아니더라도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는 현재 상황을 개선한다면 사용자가 근로기준법을 지키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청년유니온 김영민 정책팀장은 “일터에서 부당한 일에 대한 문제제기를 금기시하는 문화나 해고 위협 등으로 노동자를 억압하는 일이 사라져야 한다”며 노동현장의 분위기도 바뀌어야 한다고 얘기했다. 이처럼 알바존중법만으로는 노동의 사각지대를 없애기 힘들다. 근로감독관의 수를 늘려 근로기준법이 실제로 적용될 수 있게끔 하는 방안이 함께해야 한다.

   
 
특수고용종사자의 문제도 함께 해결돼야

배달 아르바이트의 경우 근로기준법을 준수한다 하더라도 노동환경이 개선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건당 계약을 통해 일을 할 경우 1인 사업자로 분류된다. 이럴 경우 노동자성을 인정받지 못해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또한 건당 계약은 스스로의 노동환경을 해치게 할 가능성도 있다. 이민수 씨는 위험한 노동환경에 대해 “배달아르바이트가 위험한 편이다. 돈 벌려면 고생해야죠”라며 “언제 사고가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가족들의 동의와 보험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씨는 현재 건당 계약으로 급여를 받고 있다고 답했다.

퀵서비스, 택배, 학습지 등 건당 계약으로 임금을 받는 특수고용종사자는 노동자성을 인정받기 힘들다. 특수고용종사자는 종속적인 관계 아래서 일을 하지만 1인 사업자의 신분으로 계약을 맺어 노동자가 아닌 사업주 신분으로 취급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지도, 노동조합을 만든다 하더라도 인정받지 못한다.

김 정책팀장은 “노동시장의 변화를 법과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배달업은 특성상 교통사고 같은 산업재해가 빈번한데 특수고용종사자의 경우 산업재해보험을 받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특수고용종사자의 근로자성에 대한 합의와 공감대가 모이지 않아 노동자성을 확대하는 데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합의가 어렵다면 특수고용종사자에게만 해당하는 제도을 만드는 방법도 있다. 마침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도 특수고용종사자의 노동성을 확대하는 방향이기 때문에 이번 정부가 들어서면서 법정비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지난 달 29일 국가인권위원회가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3권을 보장할 것을 정부에 권고했다. 국가인권위는 “산업구조의 변화 및 고용형태의 유연화 속에서 종속적 노무제공자들에 대한 노동기본권 보장이 헌법의 취지에도 부합하는 것”이라 말했다. 국가인권위의 권고는 배달 플랫폼이 늘어남에 따라 특수고용노동자도 덩달아 늘어나는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노동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알바존중법과 함께  지난 10년동안 꾸준히 논의됐던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권 보장과 근로감독관의 확충에 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지금의 논의가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장하는 한걸음이 되기를 바란다.


글·사진_ 이재윤 기자 ebuuni321@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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