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에 공공의료 특화 보건대학원이 생긴다. 서울시는 지난달 10일 ‘서울시립대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을 입법 예고했다. 우리대학 특수대학원에 ‘도시보건대학원’을 추가하는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우리대학도 정식으로 보건대학원을 갖게 된다. 조례 개정은 서울시의회 등의 심의를 거쳐 12월까지 마무리 될 전망이다. 우리대학은 2018학년도에 첫 신입생을 받는 것을 목표로 해 10월 중에 입학전형 공고를 낸 뒤 12월까지 신입생을 선발할 예정이다.

국내에 공공의료에 특화된 보건대학원이 설립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획처는 우리대학이 가진 공공성에 주목해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는 입장이다. 남진 기획처장은 “메르스와 같은 전염병, 의료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등의 분야에서 공공의료 시스템이 필요한데 이를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보건대학원은 아직 국내에 없다”며 “공공성을 가진 대학으로서 기존의 의료진이나 행정공무원들이 공공의료 마인드를 가질 수 있도록 돕는 데에 설립 취지가 있다”고 전했다.

보건대학원을 설립하기 위한 움직임은 지난 2015년부터 꾸준히 있어왔다. 2015년 11월에 ‘서울시립대학교 도시보건대학원 설립준비위원회’를 발족해 보건대학원 설립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당시 우리대학은 2017년도에 30명의 첫 신입생을 받는 것을 목표로 특수대학원 정원을 30명 증원하고자 교육부에 특수대학원 정원 조정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허가가 나지 않아 무산됐다.

이에 기획처는 대학원 정원을 증가하지 않고 보건대학원 정원을 확보하기 위해 다른 특수대학원의 정원을 조정했다. 기획처장은 “지난 3년간의 대학원 충원율을 참고해서 꾸준히 충원을 하지 못했던 특수대학원을 위주로 정원을 조정했다”고 말했다. 그 과정에서 다른 특수대학원들의 반발도 있었다. 기획처장은 “충원율을 근거로 인원을 조정한 만큼 보건대학원 역시 3년 후에는 다른 특수대학원과 경쟁하는 조건으로 다른 특수대학원들을 설득했다”고 전했다. 현재 자체 정원 조정을 통해 확보한 보건대학원 정원은 20명이다. 교육부에는 10명의 증원을 다시 신청해놓은 상태다. 이번에도 증원 허가가 나지 않으면 보건대학원의 정원은 20명이 된다. 기획처는 교육부가 증원 신청을 받아들일 것으로 전망한다. 기획처장은 “교육부에 공공의료의 필요성을 더욱 명확히 설명할 것이다. 대승적 차원에서 증원을 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보건대학원은 어떻게 운영될까. 특수대학원이기 때문에 아직은 석사과정만 개설된다. 개설될 전공은 크게 △보건역학 △보건정책관리 △도시사회건강 세 가지다. 기획처는 10월 입학전형 공고 발표 전까지 TF팀을 만들어 세부전공 및 커리큘럼을 완성할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보건대학원을 이끌어 갈 원장급 인사를 채용하고 내년까지 전임교원과 겸임교수를 포함해 10명 내외의 교원을 확보하려하고 있다. 서울의료원에서 근무하는 의사나, 행정학과·스포츠과학과 등 우리대학 내의 관련학과에서 보건 및 의학 분야를 전공하는 교수들을 겸임교수로 채용할 예정이다.

공공의료 인재를 양성할 목적인만큼 서울의료원을 비롯한 서울 내 13개 시립병원과의 연계도 추진한다. 기획처장은 “메르스 같은 전염병과 공공역학에 경험이 있는 시립병원에서 현장 실습을 진행할 것이다. 임상경험이 많은 양질의 의사를 겸임교수로 모시는 것도 가능하다”며 “학생들이 우리대학에서 공공의료에 관한 교육을 받은 후 서울의료원 등으로 진로를 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과 연구, 지역사회가 연계되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대학이 예상하는 보건대학원의 수요층은 일반학생들뿐만 아니라 중앙정부 및 서울시의 보건 분야 공무원, 기존의 영리병원 및 공공기관 의료진 등으로 다양하다.

기획처장은 “메르스와 같은 사태가 또다시 터졌을 때 우왕좌왕하지 않으려면 공공의료와 보건역학 등에 관한 새로운 교육을 실시하고 정책과 시스템을 바꿔야한다. 때문에 (공공의료 교육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보건소 및 의료원 등에서 공공의료 교육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면 보건대학원의 규모를 확대할 수도 있다”며 “3년 내에 보건대학원이 활성화돼 공공의료의 메카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수빈 기자 vincent0805@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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