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어김없이 마감이 찾아와 기사를 마무리 할 시간이 됐다. 기사를 쓰기 위한 자료가 차곡차곡 쌓일 때면 마음이 뿌듯하다가도 아직 기사 한 줄 적히지 않은, 텅 비어있는 화면을 보고 있을 때면 마음이 불안하다. 이번에도 부끄럽지 않은 기사를 써 낼 수 있을까. 아니, 애초에 기사를 완성할 수는 있을까… 불안해서 아무것도 해낼 수 없을 것 같다. 나는 이렇게 공황에 빠질 때마다 심호흡을 한번 쉬고 신문사 홈페이지에 들어간다.

신문사 홈페이지의 검색란에 내 이름을 쳐본다. 열 개도 넘는 기사들이 검색돼 놀란다. ‘신문사에 수습으로 처음 들어왔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잘 썼다고 생각해서 애정이 가는, 아니면 취재 과정이 힘들어서 기억에 남는 기사들을 한번 훑어본다. ‘그때의 나도 지금과 같은 고민을 했겠지.’ 분명 지금과 같이 아무것도 못하겠다는 무기력에 빠져있기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내가 언젠가 해낸 적이 있다는 증거를 갖고 있다. 그러니 오늘의 나도 같은 일을 분명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어제의 내 경험들은 오늘의 내게 힘을 준다.

하지만 내 경험을 내게만 힘이 되는 존재로 남겨두긴 아깝다. 쓴 기사가 늘어난 만큼, 또 나이가 쌓인 만큼, 나는 누군가보다 어느 부분에서는 경험을 더 많이 가진 한 명의 ‘선배’가 돼있을 것이다. 그리고 분명 내 경험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는 것을 믿는다. 나는 오늘도 ‘그들이 내 경험을 듣고 내가 겪은 시행착오를 피해갔으면, 한 발자국 더 나아갈 용기를 얻었으면’하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들에게 한마디 말을 전해주고 싶다. ‘나도 할 수 있었다고. 그러니 너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서지원 기자 sjw_101@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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