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장애학생의 부모들이 특수학교 설립을 호소하며 무릎을 꿇은 일이 있었다. 강서구 지역의 특수학교 설립을 위한 주민 토론회 자리에서였다. 그 장면을 담은 사진은 SNS와 인터넷을 달궜고 강서구 주민들은 ‘지역 이기주의’라며 많은 사람들의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단순히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이기적인 주민들 때문에만 발생한 문제가 아니다.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공약을 내세운 지역구 정치인도 이번 사태를 발발한 원인 중 하나다. 서울시 교육청은 해당 부지에 특수학교 설립을 오래전부터 추진해왔지만 강서구의 의원은 이를 무시한 채 한방병원을 짓겠다는 불가능한 공약을 내세웠다. 정치인의 말만 믿었던 주민들 역시 일종의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지점이다.

그렇다고 특수학교를 ‘혐오시설’이라 지칭하며 설립을 반대하는 논리까지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어린 학생들이 배움을 얻기 위해 다니는 학교가 혐오시설이라니. ‘집값이 떨어진다’, ‘범죄가 늘어난다’ 등의 장애인 혐오 논리는 이미 많은 조사와 연구를 통해 사실이 아님이 드러났지만 여전히 유효한 논리로 사용된다. 우리 사회가 장애인을 얼마나 배척하고 타자화하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한국의 특수교육 대상자는 8만명이 넘지만 특수학교는 전국 174개로 너무도 적은 실정이다. 많은 장애학생들이 수업 하나를 듣기 위해 2~3시간 거리를 통학해야한다. 국가는 장애학생들이 교육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나서야 한다. 특수학교 설립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동시에 일반학교에서도 장애학생들이 특수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국가 차원에서 제도를 마련해야할 것이다. 교육의 목적은 학생을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성장시키는 것에 있다. 비장애인과 장애인을 완전히 분리해서 교육하는 것은 통합의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 사회가 장애인을 동등한 동료 시민으로서 받아들일 그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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