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O의 정의, 분류, 현황과 문제점 그리고 새롭게 등장한 O4O

정보기술의 발달과 함께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이 자동화됐다. 특히 스마트폰의 등장은 이를 훨씬 효율적으로 만들었다. 이젠 손가락만 움직여서 음식을 배달시키고 택시를 부를 수 있는 시대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사라지고 점점 하나의 형태로 변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합쳐진 O2O(Online to Offline)는 계속 성장하고 있고 기존 시장의 많은 부분을 잠식하고 있다. 이미 우리의 생활과 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된 O2O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휴학생 A씨는 3월이 싫었다. 개강이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저번학기에 휴학을 하고 오랜만에 학교에 가는 터라 짜증도 났다. 하지만 차가운 현실은 A씨의 편이 아니었다. 학교를 맨몸으로 갈 순 없기에 슬슬 준비를 해야한다. 인천에서 사는 A씨는 통학을 하고 싶지 않았다. 6시에 일어나 두 시간씩 지하철을 타고 아침 수업을 들으러 가는 건 인간의 정신을 피폐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A씨는 서울에서 살 집을 구해야했다. ‘직방’ 어플을 설치하고 동대문구 부근의 자취방을 검색했다. 1000/55. 시설은 좋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다. 500/50. 정문에서 멀지도 않고 가격도 괜찮다. 여기로 하자. 초봄까지 입을 옷도 사야한다. A씨는 ‘쿠팡’에 들어가서 코트를 정가의 70%로 구매했다. SK의 ‘Smart Wallet’ 덕분에 휴대폰으로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었다.

 휴학생 A씨의 이야기에서 찾아볼 수 있는 ‘직방’, ‘쿠팡’ 그리고 ‘Smart Wallet’은 모두 O2O(Online to Offline)의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O2O는 우리에게 사뭇 생소한 용어이지만, 이는 이미 우리의 생활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O2O란,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정보기술을 이용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상거래를 연결하는 것을 말한다. O2O는 ‘온라인’이라는 개념이 만들어 진 이후로 오랫동안 존재해왔으나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스마트폰과 모바일 쇼핑몰은 언제 어디서든 저렴한 가격으로 고객들에게 상품을 제공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상거래 경계가 허물어지고 고객들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물건을 구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쇼루밍과 역쇼루밍의 등장

O2O가 등장하게 된 배경에는 인터넷의 발달을 통한 쇼루밍과 역쇼루밍의 등장이 있다. 쇼루밍(Show-rooming)은 오프라인에서 직접 사고싶은 물건을 고르고, 실제 구매는 온라인에서 진행하는 쇼핑 형태다. 온라인 상거래는 상품을 보다 싼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반면, 직접 물건을 보고 고를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쇼루밍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물건을 직접 확인함으로써 온라인 거래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역쇼루밍은 쇼루밍의 반대 현상이다. 온라인에서 정보를 모으고 오프라인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다. 소비자는 제품의 안전성과 충동구매가 우려되면 온라인 구매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또한 표면적으로는 온라인 거래가 더 저렴해 보이나 ‘배송비나 설치비 등 부가비용을 감안하면 꼭 그렇지 않다는 이유’로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고객도 있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소비자들은 더 이상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이에 엄밀한 구분을 하지 않게 됐다. 2012년 8월 대한상공회의소가 소비자 3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의 43%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동시에 이용하는 ‘크로스오버 쇼핑’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모호해진 경계는 O2O시장의 확장으로 이어졌다.

사업확장형과 플랫폼 기반 형

O2O는 사업의 형태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분류 할 수 있다. 첫 번째는 기존의 사업을 다른 영역으로 확장하는 형태다. 이는 다시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또는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확장하는 형태로 나눌 수 있다.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확장하는 대표적인 예시로는 아마존이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온라인 매장인 아마존은 구매한 상품을 주변의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확인하고 가져올 수 있게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아마존 대시라는 휴대용 바코드 기기를 출시하였는데 기기에 상품을 말하거나 바코드를 갖다 대면 자동으로 상품을 등록하고 이후 결제가 이루어지면 바로 24시간 내에 배송한다.

반대로 오프라인 매장이 온라인으로 확장하는 사업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오프라인의 유명 마트나 백화점들이 온라인 쇼핑몰을 열고 배송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그렇다. 이마트의 이마트몰과 롯데백화점의 엘롯데 등이 있다.

두 번째는 플랫폼에 기반한 사업을 고도화하는 형태이다. 보다 세부적으로 나누면 기존의 사업은 O2O서비스가 아니지만 부가적인 이익을 얻고자 축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O2O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가 있고 기존 사업 자체가 O2O에 기반한 에그리게이터형 서비스가 있다. 전자의 경우에는 다음 카카오의 다양한 부가서비스 제공이 있다. 카카오라는 범국민적인 플랫폼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택시 서비스, 뱅크 서비스를 기존의 사업자보다 편리한 방식으로 제공한다. 후자의 에그리게이터형 서비스에는 ‘배달의민족’ 등이 있다. 국내 O2O 시장을 선도하는 모델이며 주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우리나라 O2O 시장의 특징은 어플리케이션을 통한 에그리게이터형 서비스가 발달했다는 점이다. 2015년 한국인터넷진흥원의 인터넷 경제활동 실태 조사에 따르면 다수의 소비자들은 소규모 오프라인 업체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중계서비스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배달의민족’과 같은 배달서비스는 가장 많은 41%의 소비자가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의민족’을 이용하는 한 학생은 “통화를 안 해도 되고 결제가 쉽다는 점이 편하다. 업체와의 연계로 할인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O2O의 밝은 전망, 하지만...

현재 O2O시장의 성장 전망은 밝다. 2014년 통계청에서 발표한 서비스업 동향조사에 따르면 온라인 상거래 규모는 44조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15조원 정도의 거래가 모바일을 통해 이루어졌다. 이는 각각 전년 대비 16%, 120% 증가한 값이다. 정보통신기술의 발전과 높은 스마트폰 보급률은 O2O 시장의 강점이다.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김충영 교수는 “가상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O2O 시장은 스마트폰에 의한 모바일 환경이 조성되면서 그 규모가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며 “현재의 추세라면 기존 오프라인 상거래 규모 약 320조에 달하는 규모를 상당부분 흡수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O2O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반면, 개인 사업자가 경쟁에서 살아남기는 어려워졌다. O2O 시장에서는 소수 기업에 의한 독점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점차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용자 수가 곧 경쟁력이 되는 플랫폼 기반 사업들은 1위 기업으로의 쏠림현상이 심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각각 부동산 분야와 배달 분야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앱 ‘직방’과 ‘배달의민족’은 지난 2016년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숙박 중계 앱 1위 ‘야놀자’도 2016년부터 흑자 수익을 내기 시작했다. 반면 분야별 2위 기업은 여전히 적자를 면하기 어려워하고 있다.

1위와 2위 간의 격차가 커지는 이유는 1위 기업은 막대한 마케팅비를 줄이고 안정적으로 자금을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배달의민족’의 흑자전환은 막대한 마케팅비를 절반 이상 줄이면서 가능했다. 또한 투자금도 1위 기업에 집중되면서 자금의 격차는 더 크게 벌어지게 된다. 이는 O2O 시장이 최소한 특정 분야에서는 역전시키기가 대단히 어려운 승자 독식의 경쟁이라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그것이 후속주자들에게 전혀 기회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김 교수는 “디지털 콘텐츠가 아닌, 물리적인 상품이 거래될 경우 신속하고 저렴한 배송이 사업의 성패를 결정하는 핵심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며 “사업영역의 지나친 확대는 추가비용을 발생시켜 사업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새로운 기회의 가능성을 긍정했다. O2O의 틈새 시장을 공략한 사례로는 배달 서비스 스타트업 ‘플레이팅’이 있다. 플레이팅은 기존 배달 서비스 기업이 제공할 수 없는 고급 요리를 제공했다. 현재 2016년 1월에 소개된 플레이팅은 현재까지 서비스 중이며 구글 플레이 어플 다운로드 수 5만 건을 돌파했다.

 
이젠 O2O를 넘어 O4O로

최근엔 보다 발전된 형태의 O4O가 등장했다. O2O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매개체였다면, O4O는 오프라인을 직접 운영하며 시장혁신을 주도한다. ‘오프라인을 위한 온라인’은 온라인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고객 정보와 자산을 바탕으로 오프라인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것을 말한다. 온라인에서 구매한 상품을 오프라인에서도 구매할 수 있게 하는 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고 온라인의 빅데이터가 이를 지원하는 형태가 되는 것이다. O4O는 온라인 역량을 가진 기업이 오프라인 사업까지 아우르는 것이다.

O4O의 가장 혁신적이고 선두적인 기업은 아마존의 ‘아마존고’다. ‘아마존고’는 무인 식료품 매장이다. 고객이 스마트폰을 키고 앱을 연 뒤 상품을 카트에 담은 채 가지고 나오면 된다. 이런 종류의 무인 가게는 예전부터 있었지만 강점은 축적된 엄청난 양의 빅데이터와 효율적 전산시스템에 있다. 아마존은 기존의 데이터를 통해 고객에게 필요한 상품을 바로 알려줄 수 있다. 국내의 예시도 있는데 대표적으로 ‘다방’이 있다. ‘다방’은 오프라인 케어센터를 오픈해 방을 구하는 소비자와 공인중개사를 직접 연결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O4O를 하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O2O의 수익성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는데 있다. O2O의 낮은 수익성은 앞서서도 언급한 바 있다. O4O는 O2O의 기대 이하의 수익률을 보완하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인 셈이다. 오프라인으로의 적극적인 진출은 충성스러운 고객을 유치하는데 유리하다. 오프라인을 찾는 고객은 메인 사업인 온라인을 이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오프라인 매장에 온라인 서비스를 구비해 오프라인을 찾은 고객들이 온라인으로 쉽게 유인될 수 있도록 한다.

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기업은 고객에게 그들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시킬 수 있다. 구매자는 쇼핑을 통해 물건만 구입하는 게 아니라 동시에 경험을 얻는다. 단순히 싼 가격으로는 소비자에게 만족스러운 경험을 줄 수 없다. 오프라인 매장은 소비자에게 흡족한 경험을 만족시켜 줄 수 있다. 긍정적인 경험과 심상은 곧 서비스를 제공한 매장으로 이어지며 소비자는 충성스러운 고객이 된다. 또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협력이 강화되며 효율적인 정보공유가 가능하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일어나는 직접적인 구매 활동은 강력한 피드백이 된다. 물건을 구매하며 어떤 감정과 생각을 가지는지는 온라인으로 수집할 수 없는 정보이기 때문이다.


윤유상 기자 yys618@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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