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만 해도 열대야에 잠을 자는 것조차 어려웠는데, 어느덧 밤의 캠퍼스에는 긴팔을 걸친 사람들이 늘어났다. 날이 갈수록 미세하게 낮아지던 기온이 가을을 불러왔나보다. 자그마한 변화가 모이고 모여 큰 변화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 대목이다.

지난 1학기를 마치면서 서울시립대신문은 우리대학에서 추진하고 있는 대학평의원회와 인권센터 설립에 대해 다뤘다. 대학평의회는 대학구성원의 주축 중 하나인 학생과 직원의 자치권을 보장하고, 인권센터는 발생하고 종료되지만 해결된 적이 없었던 다양한 교내 인권문제를 해결함으로써 보다 민주적이고 건전한 대학사회를 만들어갈 것이라는 기대를 샀다.

하지만 여름방학이 지나 새로운 학기가 시작한 지금, 아직도 대학평의원회 구성에 대한 논의가 완료되지 않았고 우리대학 기획처에 따르면 인권센터의 기획 또한 아직도 '알려줄 수 있는 것이 없다.' 큰 변화를 위한 작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도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물론 새로운 조직을 만들기 위해 들어가는 수고와 노력은 결코 절대적으로 작다고 할 순 없지만 그 기대효과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작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미뤄보아 변화가 생기지 않는 경우는 크게 세 가지다. 변화에 관심이 없거나, 힘이 전부 빠졌거나, 완벽함에 너무 집착하는 경우다. 우리대학을 위해 오랫동안 힘써온 직원들과 교수들이 학교의 발전에 무관심하고 기진맥진한 상태일리는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완벽한 변화를 만들어 내 우리대학의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고 진심으로 믿는다. 하지만 때로는 완벽함보다는 작은 첫걸음이 중요함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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