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 정문 바로 앞에 지하 2층, 지상 6층의 상가건물이 들어선다. 그 건물에는 카페를 비롯하여 문구센터, DVD 감상실 등 여러 여가시설이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6층 건물이 학교를 가리고 정문 바로 앞에 들어선다는 것과 대학문화가 상업시설에 의존한 소비 중심으로만 가는 것에 대해서는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학교 바로 앞이라는 위치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문 바로 앞에 이러한 상가 건물이 들어서면 정문 앞이 혼잡해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지금도 공사 차량들로 인해 정문 앞은 많은 혼잡을 겪고 있다. 또한 이러한 차량들로부터 통행인들을 보호할 안전장치가 마련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듯하다. 공사가 완공되면 학교 앞은 통학하는 학생들과 상가건물을 이용하는 많은 사람들로 혼잡할 것이다.

또한 학교를 출입하는 차량과 상가를 드나드는 차량들이 엉켜 대 혼잡을 이룰 것은 뻔하다.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대비책이 마련되어 있는지 의문스럽다. 또, 정문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이 건물로 인해 우리대학 위상이 상가건물에 ‘묻히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학교 정문 바로 앞에 상가건물이 서있는 경우는 다른 대학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일이다.

더 나아가서는 학교 주변 여가문화 공간이 엔터테인먼트 시설로 채워지는 것에 대해 좀더 생각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 여러 브랜드의 체인점이 있는, 비슷한 모습의 대학 앞 풍경은 너무 진부하다. 그 대학만의 특색이 담긴 문화는 없고, 학생들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브랜드의 상점에 들어가 소비를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대학에 들어와 갖는 자유를 카페나 당구장, 노래방이나 PC방에서 써버리는 것은 허전하고 의미 없는 일이다.

새로 들어서는 건물은 주변 환경과 어울려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기능이나 외관적 측면이 상호 보완되고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데, 학교 정문 앞 상가 건물은 이에서 한참 벗어났다. 교육기관 근처에 있는 건물은 면학분위기 형성에 지장을 주지 않아야 한다. 우리대학의 낮은 인지도가, 높은 상가건물에 가린 학교의 모습으로 상징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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