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영역의 능률적 학습 필요

모 전공 수업시간의 모습. 교수가 원리를 설명해 볼 학생을 찾는다. 하지만 아무도 손을 들지 않는다. 아무런 말도 오가지 않는다. 어느 특정 학과의 수업시간이 아니다. 우리대학 대다수 수업 시간의 풍경이다

학생들의 성향이 학업에 직접적 영향

지난 526호 시대기획에서 우리대학 학생들의 성향을 ‘소심, 피해의식, 안전주의’ 등으로 분석했다. 이러한 성향들이 학생들의 학업능력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가? 조사결과 상당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생활 연구소의 홍정순 연구원은 “2003년(1368명)과 2004년(1181명) 우리대학 학생들의 심리검사 결과 사실적·현실 추구적이며, 조직화된 특성을 나타내는 심리형을 보이고 있다”라며 “적극성이나 발상의 전환 같은 부분이 부족하며 보수적인 성향을 보인다”라고 말했다.

특히 감각형(Sensing)의 경우 두 번의 결과 모두 65%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S형은 현실에 초점을 두며, 전체를 보기보다는 사실에 집중하는 경향을 나타낸다. 또한 이러한 성향을 지닌 사람들은 직업으로 회계, 법률, 공무원, 사무직을 선호한다.

이러한 성향이 잘못된 것인가? 홍연구원은 이에 대해 “우리대학 학생들의 일반적인 성향은 성실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매우 열심히 노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우리학생들은 그렇게 노력을 하면서도 자신감이 결여되어 있거나, 적극성과 능동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현실에서 이 문제는 더 심각하게 표출된다. 도시사회학과의 송도영 교수는 “적극적인 학생의 반응과 그렇지 않은 학생의 반응은 확연히 다르다.

대학의 수업은 종합적 정보 수집과 그 분석 및 문화적 감성까지도 필요로 한다. 이런 종합정보처리 능력이 우리 학생들에게는 전반적으로 다소 부족하다”며 “이는 학생들의 공부 방향이 단순 암기에 치중되어 있고, 정보의 수집도 극히 제한적인 수단으로 찾으려고 하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인터넷의 95% 정도가 영문으로 된 정보이나 학생들이 활용하는 경우는 전무하다”라고 말했다.

이공계 학생들의 성향도 비슷하다. 환경공학과의 김주식 교수는 “학생들의 공부시간은 분명히 과거에 비해 크게 늘었다. 시대적 상황의 변화도 있겠지만, 열심히 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수업시간의 발표나 기타 참여도 면에서 많이 부족하다”며 “1·2학년때의 적극적 열의가 학교의 전반적 분위기에 묻혀 사라지는 것이 안타깝다”라고 지적했다.

의식변화에 따른 학업능력 신장에 부단한 노력 필요

홍연구원에 따르면 “성향이라는 것은 살아온 환경에 의해 형성되는 것이기 때문에 바꾸기 쉽지 않다”라며 “우리대학 학생들의 경우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여행이나, 다양한 독서가 필수적으로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요즘과 같은 취업난과 경제적 여건상 여행이나 다양한 사회 경험을 위해 투자하는 일은 많은 부담을 준다.

따라서 다방면으로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얻거나 학습 능력을 신장시킬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독서를 들 수 있는데, 우리대학 학생들의 도서 대출현황을 보면 독서 수준 또한 많은 문제점을 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 6개월간 중앙도서관의 대출상황을 보면 1위부터 20위까지 중 60% 이상이 무협·판타지 소설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전공관련 서적이나 철학서는 전혀 없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해서 사회적 이슈와 관련된 책의 대여 비율이 높은 것도 아니다.

또한 현대 학문간의 연계성이 날로 중요시되고 있는데 비해 우리대학은 아직까지 학문간의 상호교류시스템이 갖추어지지 않고 있다. 서울 소재 대학 중 60%이상이 유럽 미국의 대학과 실질적인 학문 교류를 시행하고 있으며, 산학협동도 대단히 활발한 편이다.

일부이기는 하지만 학문간의 교류를 위한 연구소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러한 활발한 교류는 학업 능력을 신장시켜 줄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성향도 바꿀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는 측면이 다분히 존재한다.

학생들이 경쟁력 있는 인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학생들 개개인들이 고정된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과 대학의 구조적이고 제도적인 측면에서의 과감한 개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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