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문제를 지적하는 자가 만들지 않았다. 그러나 사회는 문제를 지적하는 자에게 “왜 문제를 일으키느냐”며 면박을 준다. 이번 서울시립대신문 12면에서는 우리대학 내 소수자 단체를 인터뷰했다. 각각 채식주의, 여성주의, 성소수자 단체이다.

현대의 인류는 고기를 먹기 위해 공장제 축산 시스템으로 특정 종의 동물을 집단적으로 학대하며 환경을 파괴해왔다. 비거니즘 소모임 ‘베지쑥쑥’은 동물을 향한 인류의 착취와 폭력을, 곧 육식의 문제점을 고발하고, 목소리를 낸다.

그간 우리는 관습적으로 ‘이성애자 남성’을 기본값으로 두고 세상을 구성해왔다. 여기서 소외된 여성과 성소수자는 이 ‘표준’이라는 허상에 자신을 구겨 넣기 위해서 불필요한 에너지를 쏟아야 했다. 이러한 불합리함을 바로잡기 위해 여성주의 소모임 UOSFEMI과 성소수자 소모임 퀴어시대는 평등하지 못한 상황을 꾸준히 지적하며 시위로, 퍼레이드로 목소리를 내어 왔다.

오늘날 사회의 ‘표준’에 속하는 사람이라면 이들의 문제 제기가 ‘유난’으로 보인다. 큰 목소리를 내지 않고 조용히 있어주기를 바라기도 한다. “성소수자면 조용히 있지 왜 보기 싫게 퀴어 퍼레이드 같은 걸 하는 거야?”, “페미니즘 하려면 티 안나게 하지 왜 탈코르셋 같은 걸 하는 거야?”처럼 말이다.

소수자의 목소리가 유난스러워 보이는 것은 그것이 ‘나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 누구도, 항상 표준일 수는 없다. 가장 흔하게는, 첫 해외여행에서 당한 인종차별에 분노하는 ‘우리나라 표준들’의 이야기가 들려온다. 내가 말하고 싶을 때 말하기 위해서는, 남의 입부터 틀어막지 말아야 한다. ‘우물 안 표준’들이 틀어막은 소수자의 입 중에는 자기 자신의 입도 들어있다. ‘부당하다’며 목소리를 내고 싶겠지만, 그땐 너무 늦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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