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고를 통해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개인적으로 말하고 싶은 두 가지 사항을 전하고자 한다.

“불확실성을 이용하라”

석사 공부를 끝마칠 때쯤, 은사님이신 서울대학교 영문학과 고 신광현 교수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당시 경영대학원 진학 결정을 하여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고 석사과정을 갔지만 졸업을 앞두고도 당장 내년에 무엇을 할지 정하지 못한 상태였기에, 신 교수님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하소연했다. 결혼도 하고 아이도 있는데 진로가 불확실하니 가장으로서 불안하기까지 했다. 그때 신교수님의 한마디는 불확실성에 대한 나의 태도를 바꾸어 주었다. 신 교수님께서는 "사람이 미래에 대해 불확실성이 없으면 나태해지게 되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열심히 사는 동력이 된다"고 말씀해 주셨다. 그 말씀을 듣고 지난 시간을 생각해보니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몰랐을 때 가장 열심히 공부했었다. 그 뒤로 나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불안감의 요소가 아닌 최선을 다하는 기회 요인으로 생각하게 됐다.

졸업이 가까워지면서 아직 진로가 정해지지 않아 힘든 학생들이 많을 것이다. 물론 원하는 취업이나 진학 결정이 확실하지 않으면 누구나 불안해지고 초조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걱정이나 근심은 이 불확실성에서 벗어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확신이 없을수록 더 열심히 살며 그 전 보다 더 좋은 기회를 기대하는 것이 개인적으로 많이 도움이 됐다. 사회 전체적으로 경쟁이 심해지면서 졸업을 앞둔 많은 학생들은 미래에 대해 더 불확실하게 느낄 것이다. 앞일을 가늠하기 힘들어 어렵더라도 자신을 채찍질해 결국에는 기대했던 것 보다 더 좋은 기회를 얻기를 바란다.

“아는 만큼 선택한다”

학생들과 진로 상담을 하면 공무원, 기업 CEO, 사회기업가, 연구자, 세무사, 교수, 법조인 등 다양한 목표나 꿈을 가진 것을 알게 된다. 특히 요즘에는 대입 수시 전형을 준비하면서 고등학교 때부터 구체적으로 본인의 진로를 정하고 온 학생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본인의 진로를 일찍 정하면 남들보다 빨리 전문가의 역량을 키우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분야에 대해 충분히 알고 선택을 했느냐가 문제가 된다. 사회에 나가서 어떠한 직종으로 일단 일을 시작하게 되면 그 길이 본인 적성에 맞지 않거나 자신이 더 잘할 수 있는 다른 길을 찾더라도 변경이 쉽지 않다. 보다 후회 없는 선택을 위해 대학 생활 동안 대학생의 특권인 배움의 자유를 통해 다양한 정보와 지식을 얻은 후에 진로나 꿈을 선택하라고 권유하고 싶다.

진로에 대한 결정이나 꿈은 본인이 가지고 있는 지식이나 정보 내에서 이루어 질 수 밖에 없다.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것을 배우면 더 많은 지식과 정보 안에서 본인에게 맞는 꿈이나 진로에 대한 목표를 정할 수 있을 것이다. 현실적으로 우리나라 교육제도에서는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다양한 분야에 대해 경험이나 지식을 얻기 어렵다. 많은 경우 대입이라는 큰 관문을 넘기 위해 고등학교 교과 과정에만 지식이 한정돼 있을 것이다. 본인의 꿈과 목표를 향해 매진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새로운 분야를 알아가는 것도 중요하다. 새로운 분야의 지식에서 더 가치 있는 목표를 찾게 되면 기존의 목표와 선택을 수정하고 변경할 수 있는 용기를 갖기 바란다.


조우제 교수(경영학부)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