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3월 정식 개원한 우리대학 ‘도시보건대학원’이 올해로 두 번째 신입생을 맞았다. 우리대학 내 공공보건대학원 설립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공공의료체계에 대한 관심이 증대된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다. 2017년 말에 서울시 조례가 제정됐고, 석사과정 정원 20명으로 교육부의 인가를 받았다. 현재 우리대학 도시보건대학원은 △도시보건역학, △도시보건정책관리, △도시사회건강의 세 가지 전공이 운영되고 있으며 3명의 전임교원, 2명의 겸임교원으로 구성돼있다. 국내 최초로 도시와 보건문제를 함께 연구하는 도시보건대학원의 운영 현황과 향후 비전에 대해 최병호 도시보건대학원장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설립과정에서 교육부에 입학정원을 인가받기가 쉽지 않았다고 들었다

원래 수도권 대학은 정원규제 때문에 입학 인원을 늘리기가 어렵다. 우리대학은 처음에 교육부에 석사과정 30명 증원을 신청했는데 교육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대학 내에서 인원을 조정해 보건대학원 입학정원을 마련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교육대학원에서 10명을 받아왔고, 경영전문대학원 등의 특수대학원에서 인원을 한 두 명씩 받아왔다. 최종적으로 20명 정원의 석사과정으로 교육부의 인가를 받았다.

도시보건대학원에서는 무엇을 연구하고 교육하나?

도시보건대학원은 도시에서 발생하는 여러가지 건강 문제를 연구한다. 서울은 OECD국가 중 인구 밀도가 가장 높은 도시군에 속한다. 사회 시스템도 촘촘히 엮여 있어 메르스 사태와 같이 전염병이 급속도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미세먼지 문제처럼 환경오염이 급격하게 높아질 위험도 존재한다.

과거에는 소방과 방재처럼 천재지변에 대응하는 보건시스템이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일상에서 시민들의 건강생태계 전반을 관리하는 보건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본 대학원에서는 △도시보건역학, △도시보건정책관리, △보건사회건강 세 가지 전공을 운영하고 있다. 전공별로 인원 제한은 두고 있지 않다. 현재는 도시보건정책관리와 도시사회건강 쪽에 학생들이 몰리는 경향이 있다. 향후 환경보건 분야의 전공을 신설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도시보건대학원만의 차별화된 비전은

우리대학은 도시과학에 특화된 학교다. 이에 더해 서울시 산하 시립병원들과 연계해 보건문제를 다룰 수도 있다. 연구 환경이 좋다. 시립병원의 인지도가 타 대학병원에 비해 낮은 면이 있는데, 우리 보건대학원이 공공의료 부문에서 시립병원들과 협력하여 성과를 내면 시립병원의 이미지도 좋아지고 인지도도 올라가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미 해외에서는 도시보건과 관련한 연구들이 활발히 진행 중인 경우가 많다. 뉴욕시립대학교 보건대학원은 우리가 롤 모델로 삼고 있는 대학원이다. 뉴욕시립대학교 보건대학원은 ‘건강도시(health city)’와 ‘건강한 고령화(health aging)’를 모토로 삼아 도시보건과 노화와 관련해 중점적인 연구들을 하고 있다. 우리도 이를 벤치마킹해 건강도시와 건강한 고령화를 지향하며 대도시의 의료 사각지대와 건강격차를 해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외에도 런던시립대, UCLA 보건대학원, 존스홉킨스 보건대학원 석사과정 등을 참고해 우리대학 보건대학원을 성장시킬 생각이다.

비록 얼마 전 서남대 폐교에 따른 의대 유치가 무산되기는 했지만 아직 국회에 우리대학 의대 유치와 관련된 법안이 네다섯 건 계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또 간호대학 등을 유치하려는 시도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처럼 의료전문인력을 배출하는 대학이 유치되면 도시보건대학원과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도시보건대학원이 발전하기 위해 보완해야 할 점은

도시보건대학원이 야간특수대학원이다 보니 주로 보건소, 시립병원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입학생의 90%다. 직장인들의 재교육 뿐 아니라, 학술적인 연구를 하려면 야간과정 외에도 주간과정도 신설하고 박사과정도 신설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향후 세무전문대학원이나 법학전문대학원처럼 보건분야 전문대학원으로 성장하기를 고대한다.

앞서 우리대학이 도시과학분야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대학 구성원들 사이에서 도시과학과 보건을 연계해서 연구할 필요성이 감지되지는 않는 것 같다. 또 우리대학에서 굳이 ‘보건’분야를 육성할 필요가 있냐는 의구심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앞으로 건강이나 환경보건의 문제는 갈수록 중요해질 것이다. 공공보건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공유되고 학제간 연구가 활발해 지기를 기대한다.


글·사진_ 김세훈 shkim7@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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