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 제목이 ‘단소리 쓴소리’이니만큼 단소리부터 하려고 한다. 새롭게 만들어진 지역 보도면을 굉장히 재밌게 읽었다. 우리대학과 인접한 청량리 일대의 모습과 발전 과정을 시대별로 잘 정리했다. 글이 나열식으로 구성되어 한 호흡에 전체 기사를 읽기는 벅찰 수 있다는 점, 청량리의 과거를 다루는 내용에 비해 옛모습의 이미지는 없다는 점 등이 아쉽기는 하지만 매일 지나다니면서도 알지 못했던 동네의 역사를 알아보는 건 흥미롭다.

탄탄한 구독자층도 없고 좁은 사회만을 다루는 대학신문은 존폐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왜 프로 기자가 쓴 기성지가 아닌 서울시립대신문을 읽어야하나? 대학신문의 존재가치를 고민하려면 먼저 대학신문의 정체성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대학신문은 대학 내의 뉴스를 보도하는 일종의 기관지 혹은 사보임과 동시에 그 대학과 상생하는 주변 사회에도 관심을 갖는 지역신문이 되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외부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는 서울시립대만의 이야기를 학생기자의 조금은 미숙하더라도 참신한 시선으로, 기성지들은 주목하지 않는 동대문구만의 이야기를 지역주민의 시선으로 바라볼 때 서울시립대신문의 존재가치가 더욱 빛을 발할 것이다. ‘동대문을 열어라’라는 코너 이름처럼, 지역사회에 한 발 짝 더 다가가는 서울시립대신문의 첫 포문이 열렸다. 앞으로도 우리대학과 관련한 지역 이슈 혹는 관련하지 않더라도 지역신문으로서 마땅히 다룰만한 여러 뉴스들을 적극적으로 다뤄줬으면 한다.

이제 쓴 소리를 해야 할 차례인데. 언젠가부터 1면에 미리보기 코너가 없어졌다는 점이 무엇보다 아쉽다. 대학평의회를 다룬 3면의 심층보도, 국제적인 비핵화 논의와 핵무기 이슈를 담은 학술면, 청주 국립현대미술관 개관소식을 알리는 문화면과 12면의 광화문 조경 공모전 당선자들과의 뜻 깊은 인터뷰까지. 굵직한 기획들과 힘을 실은 기사들이 많은데도 독자들은 1면만 보고서 얼마나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뒷장에 준비되어있는지 알 수가 없다. 더욱이 새학기를 맞아 활기차게 시작한 동아리 홍보제를 다루는 1면 탑기사의 제목은 그리 활기차지 않다. 책 표지가 재미없어 보이면 그 책을 읽을 마음이 들지 않는다.

과연 독자들이 매력적이지 않은 1면을 보고도 2면과 3면이 재밌을 것이라 기대할까? 많은 기자들이 밤을 새가며 열심히 작성했을 기사들이 빠짐없이 읽힐 수 있도록 독자들이 기쁘게 다음 페이지를 넘기게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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