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그린스마일>

 
북극곰이 녹아가는 얼음 위에서 오도가도 못하는 사진을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사진을 보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북극의 얼음이 녹고 있어 북극곰 같은 북극의 생명들이 보금자리를 잃고 있다는 소식은 들어봤을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우리는 안타까움, 자연의 소중함, 지구온난화의 위험성 등을 느낀다. 그러나 그런 감정들은 오래가지 못한다.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고 나면 우리의 머릿속에 북극곰이 차지할 수 있는 자리는 없다. 북극을 가보지 못한 우리에게 북극이 녹고 있다는 사실은 교양 지식 이상의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다. 머리로 인식은 하고 있지만 두고두고 상기하지는 않는다.

‘그린스마일’이라는 웹툰은 점점 파괴되는 환경을 인간의 입장에서 다루지 않는다. 환경 파괴로 인해 보금자리, 가족, 인생을 잃는 동물의 입장을 보여주는 만화다. 이 만화의 주인공인 ‘움비’는 북대서양과 북극해 인접지역에 서식하는 ‘하프물범’이다. 하루에 다섯끼 이상을 먹어 치우는 식성으로 유명한데, 이 먹성 때문에 하프물범의 개체수가 늘어날수록 물고기와 갑각류 개체수가 급감한다. 이에 캐나다 정부는 ‘생태계 균형’이란 명목 하에 물범사냥을 일정기간 허용했다. 하지만 하프물범을 잡는 사냥과정이 매우 잔인해 동물보호단체에서 이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움비도 인간의 욕심에서 비껴갈 수 없었다. 움비는 하프물범 사냥꾼에 의해 엄마를 잃는다. 움비는 엄마를 찾아서 이리저리 헤매던 중에 북극곰인 ‘에코곰’을 만난다. 북극곰은 원래 북극권에 분포하는 최상위 포식자로, 떠다니는 빙하를 교두보로 삼아서 하프물범을 사낭한다. 그런데 에코곰은 움비에게 엄마를 찾으러 같이 가자고 말한다. 에코곰은 움비에게 “북극은 더 이상 안전하지 않은 것 같아서 떠날 생각이었다”고 말한다. 북극곰은 한 번에 25km 이상 헤엄칠 순 없어서 얼음 위에 올라가 잠시 쉬어야 한다. 그러나 북극 얼음의 12% 이상이 녹으면서 북극곰은 최대 100km까지 헤엄을 쳐야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에 북극곰들이 익사하는 사례가 늘어나 결국 북극곰이 멸종 위기에 처하게 됐다. 에코곰의 말처럼 더 이상 그들의 보금자리는 그들에게 안전하지 않다.

움비와 에코곰은 북극을 떠나 일각돌고래, 흰돌고래, 클리오네, 향유고래, 거북이 등 많은 동물들을 만난다. 포경선에 의해 참혹하게 흰돌고래들이 사냥 당하는 현장을 맞닥뜨리기도 하고, 인간이 버린 쓰레기 때문에 몸에 옷걸이가 걸려 기형이 된 거북이를 만나기도 한다. 또한, 동물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간들을 만난다. 환경을 파괴하며 무차별하게 이용하려는 인간들도 있지만 환경과 동물을 지키려는 인간도 있다. 과연 그들은 엄마를 찾을 수 있을까?

만화는 환경파괴와 동물 학살의 장면을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어 환경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다. 또한 동물의 관점에서 환경문제를 다시 한 번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뿐만 아니라 각 화가 끝날 때마다 환경 관련 상식을 전달한다. 이를 통해 각 화에 등장하는 다양한 동물들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웹툰 ‘그린스마일’을 통해 환경 문제에 대한 다시 한 번 경각심을 일깨우고 내가 있는 이 곳에서 작은 변화를 일으켜 보자. 작은 변화는 곧 큰 변화가 될 것이다.


박은혜 기자 ogdg01@uos.ac.kr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