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 사항 논의 중, 총학생회비 부족 우려돼

2015년 이후 4년만에 재선거 없이 등장한 ‘11월 정기선거 총학’, 바로 서울시립대학교 제55대 총학생회 ‘열일’이 가진 자랑스러운 칭호이다. 지난해 11월 28일, 48.57%의 최종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5년 간 열린 선거 중 가장 높은 투표율이다. 당선된 ‘열일’ 총학은 2019년 1월 1일, 전 총학 어:울림으로부터 업무를 이관받았다.
겨울방학을 지나 개강한 지도 1달이 지났다. 그간 열일의 임기 중 1/4에 해당하는 3개월이 흘러갔다. 앞으로 축제 등 본격적인 총학생회 행사가 시작되기 전, 총학생회의 비전과 앞으로의 계획, 공약 이행 사항들을 점검해보고자 한다.

▲ 김민수(영문 16) 총학생회장

총학생회 8국 체제로 변경
열일은 지난 어:울림에 비해 1개 업무국이 줄어든 8개 업무국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신설됐던 안전권리국이 폐지됐고, 시설개선국이 환경개선국으로 바뀌었다. 김 총학생회장은 “정책국의 경우에는 우리대학 관련 이슈를 수합하고, 전체 학생총회를 진행하는 업무가 배정됐으며, 각종 이슈를 관리한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안전권리국 업무 중 교내 정책과 관련된 부분은 정책국에 이관될 예정이다. 한편, 시설 관련 업무는 새로 이름을 바꾼 환경개선국으로 이관된다. 김 총학생회장은 “환경개선국은 기존 시설개선국의 업무를 이어받으며 일부 시설이 아닌 전반적인 환경에 대해 신경을 쓰고자 한다”고 이야기했다.

‘Only 줍는시간 제도’는 아직 논의중
총학생회 공약 중 화제가 됐던 것은 일명 ‘Only 줍는시간’ 제도의 도입이다. 해당 제도는 수강신청 정정기간 종료 전 몇 시간 동안 수강 취소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제도이다. 많은 강의를 수강 정정기간 마지막에 버려 수강을 원하는 학우가 듣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돼 왔다. 이를 방지해 보다 더 많은 학우들의 교육권을 보장하는 데 제도의 목적이 있다.
그러나 해당 제도는 총학생회의 당초 제안과는 다르게 1학기 수강신청에는 도입되지 못했다. 이는 해당 제도를 즉각 도입하기에는 실무적으로 무리가 있다는 교무처의 의견에 따른 것이다. 이에 총학생회는 ‘Only 줍는시간 제도’ 및 수강신청 전반에 대한 학생 설문조사를 진행했으며, 해당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수강신청 제도 개편을 위한 추가회의를 지난 28일 교무과와 진행했다.
김 총학생회장은 “‘줍는시간’ 적용이 전산정보원 직원의 업무시간과 어긋나는 등의 문제가 있다”며 “타 대학에서도 도입하지 않은 제도이다보니 학교 측에서 도입에 신중하게 접근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값등록금’ 명칭 논의 미뤄져… 효과 반감 우려
 반값등록금과 관련된 학교 이미지 제고에 대한 논의는 작년부터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왔다. 작년 선거 당시 후보였던 총학생회장단 또한 이를 공약사항으로 내세워 반값등록금으로 격하된 이미지를 개선해 대체용어를 공모할 것으로 공약한 바 있다.
이러한 이미지 제고가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본격적인 입시전형 기간 전에 대체용어가 완성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해당 사안은 2학기 정책국 업무로 배정돼 오는 9월 6일로 예정돼 있는 2020학년도 대학입학 수시전형 원서 접수 이전에는 정책 실현이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우리대학의 이미지 제고가 입시 전형만을 위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대학 이미지가 큰 영향을 미치는 대학입시전형 시행 전에 사업추진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은 사업의 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다. 김 총학생회장은 “해당 사업에 대해 아직 정책국 인원이 많지 않아 어려움이 따른다. 전체 학생총회 이후에 본격적으로 시작해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희망 연예인 모금’ 공약은 무산… 크라우드 펀딩 이용한 자금 마련 고려중
김 총학생회장은 가장 공을 들여 준비하고 있는 사업으로 대동제를 꼽았다. 대동제는 5월 중순 경 진행하는 우리대학 최대의 축제행사다.
총학은 대동제 관련 공약이었던 크라우딩 펀딩을 통한 ‘희망 연예인 모금’은 연예인 섭외비용 공개 문제로 인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김 총학생회장은 “실질적으로 연예인 크라우드펀딩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왔다”면서 축제 프로그램 예산을 크라우딩 펀딩을 통해 모금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학우들의 반응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총학생회장은 “축제 예산을 크라우드 펀딩으로 모금받기에는 학우들의 반응이 걱정된다”며 “총학생회가 학우들에게 학생회비 이외의 돈을 달라고 하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다.

 
소규모 행사는 타대학과 협력 고려
대동제를 제외한 소규모 행사에서 동대문구 지역 3개 대학의 협력 하에 행사를 진행하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다. 김 총학생회장은 “대동제는 학교의 고유한 축제로 연합해 진행하지는 않겠지만, 소규모 행사는 주변 대학과 협력을 고려중에 있다”며 “총학생회비를 크게 투입하기보다는 외부 업체와의 협력 및 지원을 통해 진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총학생회비 납부는?
지난달 30일 기준 2019학년도 1학기 총학생회비 납부총액은 2,722만원이다. 작년에 비하여 506만원 더 적게 걷혔다. 지난 어:울림 총학은 학생회비 부족으로 인해 홍보방안정책대회 등 예정돼있던 사업 중 몇가지를 취소한 전력이 있다. 열일에게도 마찬가지로 예산 부족으로 인해 사업 진행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김 총학생회장은 “추후 사업을 진행하면서 체감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예산이 부족하더라도 총학생회가 이에 맞추어 사업을 진행하는 게 옳다”고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김 총학 회장, “학우들의 권익을 위해 일하는 단체 만들 것”
열일의 임기는 3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새학기가 시작된 지는 1개월밖에 되지 않았다. 아직 열일의 활동을 평가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다. 교내 이륜차 통행문제, ‘족보’라 불리는 기출문제 관련 개선안 등 논의가 시작되지 않은 눈에 띄는 공약도 많다.
이번 총학생회의 중심이 되는 목표는 ‘학우들의 권익’이다. 김 총학생회장은 “총학생회는 전체 학우분들의 권익을 최우선으로 교내의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는 단체”라면서 “학우분들에게 좀 더 다가가고, 학우분들과 소통하는 총학이 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글_ 이정혁 기자 coconutchips01@uos.ac.kr
사진_ 한태영 기자 hanlove0207@uos.ac.kr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