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이 구절에 가슴에서 한 감정이 소용돌이친다. 바로 애국심이다. 대대부분의 대한민국 사람들은 이러한 감정을 당연시 여긴다. 왜냐하면 우리에게 애국심이란 미덕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런 감정이 없는 사람을 변절자처럼 보기도 한다.

대한민국의 애국심은 여러 방면으로 표현된다. ‘한일전은 꼭 이겨야 한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국산품을 애용해야 한다’ 등. 대한민국 사회에서 이런 생각은 당연하게 받아들여질 때가 많다. 다른 관점에서 보면 당연한 생각이 아님에도 이는 한 가지의 이유로 정당화된다. ‘애국’.

그러나 애국심 자체를 위험하게 보는 나라도 많다. 애국심이 무조건적인 복종, 쇼비니즘으로 이어진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일제강점기, 그 시기에 우리나라를 고통스럽게 했던 일본의 행위도 결국 애국심 때문이었다. 독일도 누구보다 강한 애국심과 민족주의로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었다.

역사적으로 애국심은 타국의 존엄성을 짓밟는 행위의 이유가 됐다. ‘우리나라와 국민을 위해서’라는 그 단순한 이유가 모든 악행에 대한 빌미와 면죄부가 된 것이다. 언제부터 우리는 자국을 사랑하기 위해 타국을 짓밟게 됐을까?
애국심으로 인해 끔찍한 과오를 저지른 나라들은 애국심이라는 감정과 애국교육을 모두 자제했다. 반면에 대한민국은 다른 나라에 의해 침략당하고, 같은 민족과 총칼을 겨누다보니 무엇보다 중요하게 된 것이 애국이었다. 이 애국심은 우리나라를 긍정적으로 이끌어주기도 했지만 드문드문 배타적인 면을 보이기도 했다. 일례로 ‘단일민족’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을 통해 얼마나 많은 한국 거주 외국인을 배척해 왔는가.

기자도 대한민국을 사랑한다. 그래서 가끔 울컥울컥하고 정제되지 못한 ‘배타적 애국심’이 나올 때도 있다. 그러나 기자가 바라는 것은 자국에 대한 자긍심과 타국에 대한 존중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그 속에서의 균형을 고민하며 애국심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내릴 필요가 있다. 유시민의 「국가란 무엇인가」에 나와 있듯이 역사적으로 배타적이었던 애국심 대신 공동의 선을 실현하는 애국심이 필요하다. 현재 당신의 애국심이 과연 옳은 도덕 감정인지 돌이켜 볼 때다.


박은혜 부국장 ogdg01@uos.ac.kr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