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자치의 위기는 비단 우리대학만의 문제가 아닌 듯하다. 한 대학에서는 학생자치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총학생회가 구성되지 못해 축제를 비롯한 학교 행사가 제대로 열리지 못하기도 했다. 총학생회가 권한대행으로 선출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러한 학생자치 위기의 원인은 소위 ‘뭉치는 문화’ 자체가 옅어진 것에서 찾아 볼 수 있다.

거대담론을 구심점으로 한 목소리를 내던 80년대, 90년대와 달리 현재는 쿨한 인간관계가 중요한 각자도생의 사회다. 물론 이러한 변화를 부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 술 강권, 집단활동 강제참여 등 그늘에 가려있던 악·폐습들이 사라진 것은 긍정적이다. 사회가 변화면 조직도 변한다. 따라서 변화된 사회에 맞는 새로운 학생자치 모델이 필요하다. 앞으로의 과제는 어떻게 개인의 자율성을 충분히 보장하면서 학생자치에 참여시킬 수 있는지가 될 것이다.

그리고 올해 열린 학생총회는 그 과제에 대한 한 가지 답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10년 만에 1학기와 2학기 학생총회를 모두 성사시킨 총학생회에 박수를 보낸다. 학생총회의 주체는 학생이지만 학생총회를 기획하고 학생들을 끌어 모으는 역할은 총학생회의 몫이다. 학생총회를 개최시켰다는 것은 그 자체로 총학생회가 학생들의 의견을 모으는 데 나름의 역할을 했다는 것을 방증한다.

두 차례 모두 성사되기는 했지만 상정된 안건을 모두 표결에 부치지 못했다는 점은 옥의 티다. 핵심은 시간 관리다. 학생총회 개회부터 정족수가 차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시키는 것이 차기 총학생회의 숙제가 될 것이다. 올해 학생총회 기획 과정이 다음 총학생회에도 잘 전달돼 다음 학기에는 더 완성도 높은 학생총회가 열릴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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