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 : 롯데월드 스케이트장]

 

춥다고 따뜻한 방 안에 안주하다가 ‘이러다가 근육이 모두 퇴화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이 들었다. 겨울에도 할 수 있는 운동을 생각하다가 한 가지 떠오른 것은 스케이트였다. 얼음 위를 달리는 엘사를 보고 빙판에 대한 동경을 가지고 있었다. 나도 멋있게 스케이트를 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어 아이스링크장을 예약했다.

 

마지막으로 아이스링크장에 가본 것이 몇 년 전이었던 나는 스케이트를 신고 맨 땅을 걷는 것부터가 어려웠다. 분명 어렸을 땐 몇 번 타보고 쉽게 달렸던 것 같은데, 뒤뚱뒤뚱 걷는 나와 친구들의 모습은 정말 웃겼다. 나도 늙은 것인가… 밤새서 술을 마셔서 그런 것인지 매일 패스트푸드를 야식으로 먹어서인지 나의 운동 실력은 형편없었다.

친구들과 휘청휘청 걸어 빙판에 도달했다. 벌써부터 발이 아파왔다. 안전을 위해 헬멧을 착용하고 장갑을 꼈다. 빙판에 올라 스케이트를 타는 것은 쉽지 않았다. 발을 떼는 것조차 어려웠고 쌩쌩 달리는 사람들 옆에서 난간에 붙어 조금 조금 앞으로 나아가는 것 밖에 할 수 없는 것은 고문이었다. 내 친구 중 하나는 누군가 난간에 기대어 있으면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난간에서 손을 떼면 우스꽝스럽게 넘어지기 일쑤였다.

 

▲ 아이스링크장에서 시민들이 재밌게 스케이트를 타고 있다.

나는 그나마 난간에서 손을 뗄 수 있게 되었으나 두 바퀴째 됐을 때 발이 너무나 아팠다. 몇 번이고 쉬다보니 아이스링크장에 와서 스케이트를 탄 시간보다 앉아있는 시간이 더 많았다. 긴 제빙시간을 포함해 앉아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살짝 시간이 아깝기도 했다. 발이 왜 이리 아팠을까? 조금 큰 신발을 신은 친구도, 딱 맞은 신발을 신은 나도 모두 발이 아팠다. 스케이트장에 나와서 큰 신발을 신으면 안에서 발이 겉돌아 부상하기 쉽다는 의학적 견해를 찾아볼 수 있었다. 또한 신발이 딱딱해 발이 아프다면 두꺼운 양말을 신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는 것을 뒤늦게야 알 수 있었다.

 

결정적으로 스케이트는 많은 근육을 사용하는 운동이다. 스트레칭을 하지 않고 바로 스케이트를 타서 우리의 안 쓰던 근육이 놀란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다음에 아이스링크장에 갈때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 가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스케이트를 타고도 잘 달리지 못하는데 신발만 신고 얼음 위를 달린 엘사가 몹시 대단해 보였다. 오랜만에 찬 공기를 맞으며 다른 걱정 벗어 던지고 놀 수 있어서 즐거웠다.


글사진_ 이은정 기자 bbongbbong01@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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