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신의가 없는 결혼이 큰 문제”

경제적 능력이 부족한 남성, 결혼을 하지 못하는 농촌 총각과 제 3세계 여성들의 국제결혼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이다. 많은 여성들이 행복한 가정을 꿈꾸며 우리나라에 정착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결혼을 한 많은 사람들은 문화적 차이와 언어장벽 등에 부딪쳐 행복한 가정을 꾸리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동대문구 창신동에 있는 이주여성인권센터는 갈 곳 없는 외국인 이주여성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인권보호와 모성보호, 교육활동 등을 하는 단체이다. 이주여성인권센터의 허름한 시설은 이 땅의 이주여성들의 어려운 생활을 반영하고 있는 듯 했다.

우리나라로 이주해온 여성들은 가정의 행복을 보장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인권 유린까지 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이들은 우리나라의 법도 잘 모르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어려운 처지의 이주여성이 늘어나는 원인에 대해 최진영(이주여성인권센터 상담조직국장)씨는 “베트남 등 제 3세계 국가의 여성들과 조선족 여성이 국제결혼을 하는 경우에는 결혼이 성립되는 데 필요한 사랑과 신의가 빠져있다.

따라서 한국남성들이 이 결혼을 ‘단지 여성을 사온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이다”라며 “한글도 잘 모르고 문화적 차이도 심한 이들에게 남편과 시댁식구들이 갖는 기대심리가 너무 크다. 그러나 대부분의 한국 남편들은 이들의 재사회화를 소홀히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한국 남편들의 소극적 태도를 비판했다.

한국에 온 이주 여성들은 따뜻한 배려를 받지 못한 채,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여성’이라는 이유와 ‘돈 주고 사왔다’는 등의 편견 속에서 하루하루 힘겨운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국제결혼을 부추기는 광고와 현수막이 날로 늘어만 가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가 이들에게 갖고 있는 편견은 철저히 이들을 인권의 사각지대로 내몰고 있다. 하루빨리 이들에 대한 차별을 걷어내고 우리와 평등하게 살아가는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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