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가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11일 세계보건기구는 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했으며 국내에도 9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연이어 확산 방지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정부의 코로나19 확산 방지 대책의 중심에는 한 가지 핵심 개념이 있다. 바로 ‘사회적 거리두기’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단순히 사람들 사이에 거리를 둬 신체접촉을 줄이는 개념이 아니다.

기업과 학교, 종교시설과 집회 등 사람들이 모여 접촉하는 계기를 줄임으로써 접촉 자체를 줄이는 전염병 확산 방지 방법이다. 개학 연기와 재택근무, 종교 행사 자제 요청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사회적 거리두기, 꼭 해야만 하나

그러나 일각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불만이 제기되기도 한다. 학생들은 개학 연기와 함께 입시에 영향을 주는 중간고사 일정이 불투명해지는 등 조정된 학사일정에 불만을 갖고 있다. 학원가의 경우 수업을 진행할 수 없어 강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체육관이나 자영업 관련 사람들도 폐쇄나 고객감소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그 외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교단에서는 ‘교회폐쇄, 예배금지에 대한 성명서’를 내는 등 일부 종교계에서는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항의를 하기도 했다.

한편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는 정부 지침을 신경 쓰지 않는 집단도 있다. 일부 20~30대 밀레니얼 세대들은 거리낌 없이 밖으로 나가고 있다. 이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여러 국가에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밀레니얼 세대들은 ‘나는 걸리지 않을 거야’라는 생각을 갖고 친구들과 만나고 여행을 가기도 한다.

이렇듯 누군가는 학업을 이유로, 누군가는 경제적 이유로, 누군가는 그냥 신경 쓰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꺼려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는 꼭 해야 하는 걸까?

실질적으로 효과 있어

결론부터 말하자면 마땅히 해야 한다. 싱가포르 국립대 공중보건대학의 영국 의학저널 ‘란셋 감염질병’에 올라온 싱가포르 국립대 연구진의 논문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는 전염병 예방에 실질적으로 효과가 있다. 연구진은 2004년에 유행했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이하 사스)를 이용해 학교 폐쇄 등 정부의 적극적 조치를 동반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할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비교했다. 실험을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했을 때 그렇지 않을 때보다 감염 건수를 99.3%나 줄일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해당 논문에 따르면 확진자 본인과 가족을 격리하는 것뿐만 아니라 학교를 폐쇄하고 직장생활도 자제시키는 등 종합적인 규제가 이뤄졌을 때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우리대학 물리학과 박인규 교수는 사회적 거리 실천 유무에 따라 코로나19 전파 속도가 다름을 두 번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제시했다. 한 번은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 정도와 인구밀집도 정도를 변경해가며 실행했고 다른 하나는 실제 서울시 인구이동 데이터를 활용했다. 그 결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지 않고 사람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닐 때 확산 위험도가 높으며, 자택과 특정 모임 참가를 반복하는 단순한 경로도 질병 확산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결과가 나왔다.

물론 사회적 거리두기가 코로나19 사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은 아니다. 그러나 위의 실험들은 사회적 거리를 두는 것은 적어도 전염병 확산을 막는데 유의미한 효과가 있음을 보여준다. 불편하지만 확산을 막기 위해 함께 연대해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참고: Joel R Koo, Alex R Cook, Minah Park,, Yinxiaohe Sun, Haoyang Sun, Jue Tao Lim, et al, 「Interventions to mitigate early spread of SARS-CoV-2 in Singapore: a modelling study」, The Lancet Infectious Diseases, 2020.

 

이길훈 기자 greg0306@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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