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정부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2주 더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2주 간의 집중적인 노력을 펼쳤지만 아직 상황은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며 연장의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이런 지침이 무색하게 사회적 거리두기에 지친 사람들이 밖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각지 관광지에서 봄꽃축제를 취소했음에도 관광객들이 몰려올 정도다. 각 지자체는 꽃밭을 엎어버리는 등 고육지책을 행하며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을 호소하고 있지만 사람들의 경계심은 이미 상당히 낮아진 상태다. 결국 강남구의 한 유흥시설이 새로운 코로나19 집단 감염위험지로 떠오르는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힘들고 답답한 것은 모두 같다. 그걸 견디지 못하고 밖으로 나가면 그간 견뎌온 시간이 물거품이 된다. 지금도 많은 의료진들은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 채 코로나19와의 전쟁 최전방에 서있다. 진료 도중 코로나19에 감염돼 유명을 달리하거나 과로에 지쳐 쓰러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계속 동참하는 것은 이런 상황을 끝내는 데 꼭 필요한 일이다. 지금 우리는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연대해야만 한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프랑스 작가 알베르 카뮈의 소설 『페스트』를 보면 다양한 인간 군상이 등장한다. 자신은 이 지역 사람이 아니라며 탈출을 시도하는 기자, 페스트가 신이 내린 징벌이니 회개하라고 주장하는 신부 등 사람들은 각자의 입장과 생각에 따라 행동한다. 그러나 의사인 주인공 뤼에와 몇몇 사람들이 환자를 돕는 모습을 보며 사람들은 전염병이 퍼진 재앙 속에서 필요한 것은 연대임을 깨닫는다. 모두가 환자를 돌보는 데 힘을 합쳐 연대하는 동안 페스트가 잠잠해지며 도시는 다시 평화를 되찾는다.
소설은 우리에게 많은 바를 시사한다. 작중 인물들이 치료제를 찾아낸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들은 끝없는 절망 속에서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질병을 상대로 버텨냈다. 각자의 입장과 생각을 잠시 제쳐두고 공동의 목표를 위해 연대한 결과다. 페스트나 코로나19같은 전염병은 병자들만의 문제가 아니고 의료계나 정부만의 문제도 아니다. 모든 사람들이 함께 해결을 위해 연대해 노력해야하는 공동의 문제다.

코로나19가 지속되는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연대는 바로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는 것이다. 힘들겠지만 조금 더 참고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해 코로나19로부터 승리를 거두자.


이길훈 학술문화부장 greg0306@uos.ac.kr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