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금융위원회 주관 대학생 및 청년 금융 실태조사 결과, 대학생 중 10% 이상이 대출을 이용해 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대학생’과 ‘대출’ 사이의 관계는 더 이상 멀지 않다. 최근엔 특히 다양한 대출상품들이 누구나 쉽게 다가설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실시간 검색 순위, 검색, 카카오톡 채널 등을 통해서 대출에 손쉽게 접근이 가능하다. 개중에는 입출금 통장 유무, 휴대전화 본인인증과 같은 간단한 조건만으로 약간의 돈을 대출받을 수 있는 상품도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국민은행의 ‘리브 간편대출’, 카카오뱅크의 ‘비상금대출’, 토스의 ‘마이너스 통장’이 있다. 이들의 연이율은 3.2%에서 6%의 수준으로 이자 부담도 과중하지 않다. 그만큼 대출에 대한 대학생의 거리감은 좁혀질 수밖에 없다.

대학생들이 대출을 받는 이유는 다양하다. 학자금 문제와 생활고뿐만 아니라 단순 용돈 목적으로 대출에 발을 딛기도 한다. 특히 소액대출은 일종의 서비스처럼 이용되기도 한다. 소액대출은 급한 불을 끄기에 대출은 매우 유용하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매우 위험하기도 하다. 소액대출의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소액대출을 받은 경험이 있는 두 학우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자 부담은 적지만

A씨는 카카오뱅크의 비상금 대출을 이용 중이다. 네이버 실시간 인기 검색에서 해당 상품을 알게 됐다. 연이율은 6%, 상환 기간은 1년이며 매회 10만 원 상당의 금액을 대출해왔다. 최종 대출금액은 100만 원이다. 용돈 목적으로 여러 차례 빌린 결과였다. 또 다른 대출 경험자인 B씨는 검색을 통해 알게 된 넥스젠 파이낸스 대부업체를 통해 100만 원을 일괄적으로 대출받았다.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연이율은 24%, 2년의 상환 기간이 잡혀있다.

두 사람 모두 이자에 대한 부담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소액인 만큼 월 수천 원에서 2만 원까지의 이자만을 부담하고 있기 때문이다. A씨의 경우 적은 이자로 서비스를 누리는 느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자신이 받은 대출을 다른 학우에게 추천할 수 있겠냐는 기자의 질문에 두 사람의 대답은 모두 ‘아니오’였다. 이자의 부담이 적은 것과 별개로 상환의 문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A씨는 “이자 부담이 적지만, 신용카드처럼 자동으로 갚아지는 구조도 아니고 직접 납부를 하는 방식이라 완전히 상환하기가 어렵다”며 “정말 급한 게 아니라면 손대지 않는 게 좋다”고 경고했다. 또한 B씨는 “대출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지만 상환 능력이 없다면 소액이라도 덜컥 손대지는 않았으면 한다. 소액이라고 가볍게 생각하지 말길 바란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공통적으로 소액대출의 적은 부담이 오히려 헤어 나올 수 없는 유혹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었다.

제1금융권이라 해도 안심할 수 없다

문제는 상환에서 그치지 않는다. 대출은 신용등급에 영향을 준다. 소위 제3금융권이라 불리는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릴 경우 대출받는 즉시 신용등급이 하락한다. 소액이라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B씨 역시 사기업을 통해 100만 원을 대출받는 즉시 본인의 신용등급이 하락했다고 언급했다. 반면 제1금융권 대출의 경우 신용 하락폭은 미미하다. 제1금융권에서 운용되는 소액 대출 역시 이력 자체로는 신용등급에 뚜렷한 영향은 없다. 그렇다면 제1금융권에서 운영하는 소액 간편 대출은 안전한 것일까?

이에 국민은행 강문정 차장은 간편 대출의 보이지 않는 위험을 지목했다. 바로 다중채무의 문제다.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 각 은행은 각자의 기준에 따라 대상의 신용등급을 평가한다. 신용평가에 있어 타 은행 및 기관 대출이력은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된다. 강 차장은 “제1금융권의 대출이라고 해서 무조건 안전한 건 아니다. 신용 평가 기준 중 다중채무 항목이 있다. 대출 횟수가 일정 차수를 넘어가면 평가대상인은 다중채무자로 분류된다”며 “간편 대출의 경우 다중채무로 이어질 위험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중채무의 기준은 제2금융권을 포함해 3건 이상의 채무를 졌거나 제1금융권 내에서 5건 이상의 채무를 졌을 경우다. 5곳의 은행에서 각각 1건씩 채무를 진 경우와 한 은행에서만 5건의 채무를 진 경우를 똑같이 취급한다. 간편 대출도 동일하다. 다중채무는 대출 규모와 별개로 횟수를 따지기 때문이다. 간편 대출 특성상 적은 금액을 여러 번 빌리는 경향이 높아 쉽게 다중채무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경우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신용등급이 깎이게 된다. 강 차장은 그 점을 지적하면서 간편 대출을 이용할 경우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랑비에 옷이 젖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조금씩 내리는 비일지라도 맞다보면 자기도 모르는 새 옷이 온통 젖어 버린다.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소액대출은 가랑비와 같다. 가벼운 마음으로 대하다 보면, 어느새 무거운 골칫덩이가 돼 돌아올 것이다.


김대훈 수습기자 daehoon0523@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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