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8일과 19일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작곡가인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오페라의 유령> 25주년 공연 영상을 유튜브를 통해 무료로 공개해 화제가 됐다. 그런데 SNS와 해당 영상의 댓글 등에 <오페라의 유령>이 오페라가 아닌 뮤지컬이었냐는 반응들이 올라왔다. 제목에 ‘오페라’가 들어가 혼동을 줄 수 있는 <오페라의 유령>이 아니더라도 두 장르를 혼동하는 사람들은 꽤 많다. 오페라와 뮤지컬, 비슷하면서도 다른 두 음악극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오페라, 음악과 노래가 주가 되는 음악극

1600년경 이탈리아 사람들은 고대 그리스 극음악을 재연하려고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오페라가 탄생했다. 이후 오페라는 프랑스, 영국, 러시아 등 여러 국가로 퍼져 각 국가마다 독특한 특징을 띠며 발전했다. 푸치니가 작곡한 <투란도트>, 베르디가 작곡한 <아이다> 등이 대표적인 오페라 작품이다.

오페라의 가장 큰 특징은 음악과 노래가 주가 된다는 점이다. 오페라 속 대사는 대부분 혹은 전체가 ‘서창’, ‘아리아’, ‘앙상블’ 등 성악가의 노래와 오케스트라의 음악으로만 표현된다. 이때 가수들은 관객에게 소리를 전달하는 데 있어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는다. 또한 노래 원어가 중시돼 가급적 다른 언어로 번역하지 않고 대신 자막을 활용한다.

반면 노래와 달리 오페라에서 무용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오페라에 등장하는 대표적인 무용으로는 전문 무용수들이 추는 발레가 있다. 17세기 프랑스 오페라에서 발레가 처음 삽입된 이후 오페라에 발레가 들어가게 됐다.

그러나 극의 전개나 작품 속 인물의 성격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이 아닌 단순한 장면 효과, 관객의 시선을 끌기 위한 장치로만 쓰이는 경우가 대다수다.

뮤지컬, 춤과 연기 그리고 음악이 어우러진 종합예술

산업혁명으로 발생한 영국 노동자 계급은 무거운 주제와 이탈리아어로 진행되는 오페라에 싫증을 느꼈다. 이런 배경에서 지금의 뮤지컬과 비슷한 가벼운 주제의 영어 오페라들이 등장했다. 1728년 런던에서 초연된 <거지 오페라>는 친숙하고 짧은 곡과 자극적인 영어 가사로 런던 시민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이런 영국의 영어 오페라들이 뮤지컬의 뿌리라 할 수 있다. 또한 미국에서는 대중 코미디극이 유럽의 오페라와 결합하며 지금의 뮤지컬과 같은 형태가 마련됐다. <레 미제라블>, <캣츠> 등이 대표적인 뮤지컬 작품이다.

오페라에 뿌리를 두다보니 뮤지컬은 오페라와 상당부분 흡사한 면이 있다. 그러나 구성이나 사용되는 용어 등에서 두 장르는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가장 큰 차이는 뮤지컬은 연극적 요소가 강하다는 것이다. 뮤지컬은 배우의 노래뿐만 아니라 연기도 극의 전개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 뮤지컬 배우는 노래에 마이크를 사용하고 움직임이 많다. 연기로 인물의 감정을 표현하고, 춤 여기서 가수의 움직임이 거의 없는 오페라와의 차이가 드러난다.
뮤지컬은 사용되는 음악과 춤의 종류도 다양하다. 재즈, 팝, 록, 힙합, 심지어는 각 민족의 음악과 무용 등 다양한 요소들이 도입된다. 이 점은 특정 구조와 흐름으로 고정화된 오페라와 뮤지컬을 가르는 가장 큰 차이 중 하나다. 


이길훈 기자 greg0306@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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