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 스캘론 감독의 영화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이하 온워드)은 마법이 존재하는 판타지 세계에서 발생하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다. 주인공 이안은 태어나기도 전 아버지를 여의었다. 형 발리와 어머니가 아버지의 빈자리를 채워주려 노력하지만 이안은 늘 아버지를 그리워한다. 그러다 이안의 16살 생일날 아버지가 남긴 주문과 지팡이가 발견되며 이안 가족의 일상에 변화가 찾아온다. 아버지는 마법사였고 죽은 자신을 24시간 동안 소환할 수 있는 주문을 남긴 것이다. 그러나 이안의 실수로 아버지의 하반신만이 소환되고 이안과 형은 온전한 아버지를 소환하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 그 과정에서 형제가 겪는 모험이 이 영화의 주된 줄거리다.

영화 스토리의 큰 줄기만 보면 리 언크리치 감독의 영화 <코코> 등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주인공의 성장을 다룬 다른 가족 애니메이션과 별로 다를 게 없어보인다. 그러나 기자는 온워드 속에서 나타나는 사회 변화에 눈길이 갔다. 세계는 원래 마법이 존재했지만 사용하기 편리한 기술의 발달과 함께 마법은 거의 사라지게 된다. 영화에는 이런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영화 속 캐릭터들은 어려운 주문을 외워야 하는 마법으로 불을 켜는 대신 간편하게 스위치를 누른다.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는 켄타우로스들은 자동차가 생기자 더 이상 능력을 사용하여 달리지 않는다. 발리는 한 켄타우로스에게 ‘빠르게 달리는 능력을 왜 사용하지 않나요?’라는 질문을 한다. 이에 켄타우로스는 ‘편하게 탈 수 있는 자동차가 있기 때문에 굳이 달릴 필요가 없다’고 대답한다. 또 예쁜 날개를 가진 요정들은 나는 법을 잊어 폭주족처럼 오토바이를 탄다.

이러한 영화 속 변화에서 기자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필름 카메라를 이용하던 과거에 우리는 몇 개 없는 필름을 망칠까봐 한 장 한 장 소중하게 사진을 찍었다. 이후 필름을 현상 할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찍은 사진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디지털 카메라와 스마트폰의 발전으로 쉽게 셔터를 누르고 쉽게 결과물을 확인할 수 있게 되며 사진이 주는 설렘은 전보다 줄어들었다. 비슷한 맥락으로 앨범 없이 간단한 검색만으로 원하는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되며 앨범의 가치 역시 줄어들었다.

영화 마지막에서 사람들은 이안이 마법으로 괴물을 무찌르자 다시 마법에 주목한다. 그리고 마법이 가진 가치, 기술로 잊고 지냈던 일상과 활동을 다시 누리기 시작한다. 요정은 다시 나는 법을 익혔고 오토바이를 타던 때 보다 좋다고 한다. 켄타우로스들도 다시 빠르게 달린다. 물론 우리가 지나친 옛것들이 괴물을 무찌른다거나 뭔가 대단한 걸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렇지만 기술의 발전과 편리 속에서 잊고 지내온 설렘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뭔가를 다시 찾을 필요성이 있지 않을까? 적어도 영화 온워드는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이주원 수습기자 kokolatte03@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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