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이 왜 필요할까?’ 최근 대호황을 맞은 증시를 보다 보면 이런 의문이 듭니다. 주식이 대체 무엇을 위한 것인지 말이죠. 어느 순간부터 주식은 그저 돈을 버는 수단이라는 인식이 잡혔습니다. 돈 놓고 돈 먹는 일종의 합법적인 도박 취급을 받곤 하지요. 하지만 주식은 원활한 사업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제라 할 수 있습니다. 사업 중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분산하는 역할을 해주기 때문입니다.

거대한 아파트를 한 채 짓는 경우를 생각해봅시다. 아파트 건축을 위해 수천 톤에 이르는 자재와 최첨단 건축 기술, 무수한 인력이 투입돼야 할 것입니다. 그에 따른 비용은 천문학적인 규모가 되겠지요. 단 한 사람이 이 모든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까요? 돈이 아무리 많다한들 쉽지 않은 결정일겁니다. 완성된 아파트가 다 분양될지 아무도 모르는 데다 부실공사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투자를 모두에게 열어둔다면 어떨까요? 사업을 진행하는 돈의 일부를 받고 그 비용만큼 수익을 나누는 식으로 말이죠. 사람들은 보다 쉽게 투자를 결정할 수 있게 됩니다. 개별적인 비용이 줄어든 만큼 리스크도 줄어들었기 때문이죠.

한 사람이 아파트 한 채를 지을지 말지 고민할 때 다수의 투자가 모여 수십 채의 아파트를 지을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주식은 그러한 리스크 분산의 가장 대중적인 형태라 할 수 있습니다. 현대에 접어들며 주식과 금융시장은 실물 경제만큼 중요한 지위를 갖게 됐습니다. 과거엔 추진되지 못했을 사업들이 주식의 등장과 함께 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금융시장에 따라 사업의 규모와 향방이 정해지기도 하죠.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할수록 주식의 중요도는 높아집니다. 기업이 거래소에 상장을 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주식은 거래소에서 매수자와 매도자 간 중개 거래가 이뤄지거나 혹은 장외에서 직접 주식을 사고파는 장외 거래 형태로 이뤄집니다. 그런데 특이한 방식으로 거래되는 주식이 있습니다. 바로 공모주입니다. 공모주는 특정 기업이 상장되기 전, 지분 중 일부를 공공에 내놓고 먼저 판매하는 것으로 주식이 거래소에 나오기 위해 거치는 관문과도 같습니다. 공모주는 다른 일반적인 주식과 달리 ‘청약’ 형태로 거래됩니다. 추첨 방식으로 거래되는 것이죠. 그에 따라 사고자 하는 사람들 간의 경쟁이 형성되기도 합니다. 한정된 매물을 사고자 하는 사람이 많다면 그만큼 경쟁률이 높아지게 되죠. 따라서 유망한 기업일수록 경쟁률은 높아집니다. 지난 9일 상장한 ‘카카오 게임즈’는 무려 1541:1에 육박하는 어마어마한 경쟁률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공모주는 아직 시장 가격이 정해지지 않은 주식이므로 전문가들이 시장 예측가를 산정하고 그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됩니다. 공모주를 구입하는 데 있어 가장 큰 메리트가 이것입니다. 주식이 낮은 가격에 판매되기에 구매만 하면 높은 확률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SK바이오팜’, ‘카카오 게임즈’와 같이 배경이 탄탄한 기업이라면 더더욱 안전자산의 성격을 띠게 되겠죠.

하지만 그렇다고 공모주가 무조건 좋은 선택은 아닙니다. 리스크가 적은 만큼 공모주로는 높은 수익을 얻기 어렵습니다. 가령 1000:1의 경쟁률을 보이는 주식은 1000개의 주식을 주문해야 1주를 받을 수 있습니다. 청약을 위해서 1000주를 주문해 그에 해당하는 증거금(50%)을 넣어놓고 1주를 받은 뒤 나머지 잔액을 환급받는 식이죠. 그렇게 얻은 주식의 가격이 두 배, 세 배 뛰어도 실질적으로 벌 수 있는 돈은 자본 대비 용돈 수준일 겁니다. 또한 시장에 나온 후의 주가는 아무도 예상할 수 없습니다. 시장예상가는 어디까지나 예상일 뿐 실제 시장의 평가를 받은 가격이 아닙니다. 상장 직후부터 주가가 하락할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기껏 많은 돈을 써서 조금 받은 주식이 그마저도 하락할지도 모른다는 것이죠. 그러므로 공모주에 투자하기로 결심했다면 무작정 투자하기보다는 해당 기업의 전망을 중심으로 꼼꼼히 살펴봐야 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IPO(기업 공개) 시장에서 수많은 기업들이 새로운 투자를 좇아 상장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카카오 게임즈와 같이 굵직한 회사부터 잘 알려지지 않은 스타트업까지, 다양한 규모의 기업들이 상장을 위해 공모를 하고 대중의 투자를 기다리고 있지요. 주식에 관심을 갖고 계신다면 한 번쯤 둘러보는 건 어떨까요? 생각지도 못한 배움을 얻을지도 모르니까요.


김대훈 기자 daehoon0523@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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