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경 문화부 정기자
김유경 문화부 정기자

어색한 첫만남과 자꾸만 겹치는 동선. 정신을 차리고 보니 하루 종일 상대방을 생각하는 자신을 깨닫는다. 혼자서 끙끙 앓다가 우연한 계기로 마음을 확인하고 연인이 된다. 로맨스 영화나 소설의 흔한 클리셰다. 주인공들의 사랑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로 ‘관심’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것이다.

지난 4월 신문사에 입사해 벌써 5개월 남짓 기자라는 이름을 달고 기사를 쓰고 있다. 입사 초반 내게 가장 어려웠던 과정은 아이템 회의였다. 기사로 실으면 좋을 것 같은 소재를 기자마다 하나 이상 생각해 오는 것이 원칙이었지만 잘 모르겠다는 핑계로 가만히 입을 다물고 있기도 했다. 내 할 일만 잘 하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주위에서 무슨 일이 생기는지 전혀 살피지 않는 사람이었던 내게는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다른 기자들이 가져온 보도 아이템을 볼 때는 내심 놀라기도 했다. 나와 가장 직접적으로 연결된 기관인 학교임에도 그 안에서는 내가 모르는 일이 수도 없이 일어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취재를 시작하면서부터는 주변에 무심했던 성격을 고칠 수밖에 없었다. 학우들이 잘 모르는 사실이더라도 나는 알아야만 했고 훨씬 많은 관심을 가지고 파고들어야만 했다. 기삿거리를 찾기 위해서라도 내 옆에서 일어나는 일을 한 번 더 들여다보게 됐으며 이미 보도된 문제점의 후속 조치는 어떻게 이뤄지는지 지켜보게 됐다.

기사 작성은 처음부터 끝까지 관심이 절실하게 필요한 과정의 연속이다. 영화와 소설 속의 주인공들처럼 서로의 관심이 쌍방향이면 정말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인터뷰나 취재를 거절당하기라도 하면 쓸쓸하게 일방적이었던 관심을 거두어야 한다. 기자들의 관심에서 시작해 어렵게 취재된 기사가 앞으로 독자들의 더 많은 관심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작은 소망을 전해 본다.


김유경 문화부 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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