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의 일이다. 1층에서 열람실 자리를 배정 받고 3층 열람실에서 자리를 확인해보니 그 자리에 전공 서적이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1층 자리배석시스템에서는 내가 맡은 자리의 옆자리도 공석으로 표시됐는데 그 자리 역시 전공 서적이 책상 위에 잔뜩 올려져 있었다. 공부를 하고 있다가 잠시 자리를 비운 자취가 아니라 공부를 마치고 책을 그대로 놓아둔 채 그냥 몸만 빠져나간 흔적이었다.

자리를 떠나는 학생은 다음 사람이 느낄 당혹스러움을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어쩔 수 없는 사정도 있겠지만, 그런 행동을 할 수 있게 하는 힘은 `누가 어떻게 하겠어`하는 배짱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책상 위에 올려진 책들을 정리하면서, 중요한 것은 제도가 아니라 그 제도 속의 인간이라는 교훈을 다시 한번 되새겼다. 선량한 학생들이 더 이상 분개하지 않도록 얌체족들이 조용히 각성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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