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사람

747호 시대, 사람 코너에서는 교내 여러 창업 동아리들을 인터뷰했다. 대학교 상징 굿즈를 제작한 ‘OCOA’와 AI를 이용한 농산물 선별기를 발명 중인 ‘GMMPG’, 빅데이터 및 VR을 활용한 전시회 에이전시 플랫폼을 구축한 ‘앙비떼’의 구성원들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편집자주-

 

사업 아이템에 대한 소개 부탁드린다
VR과 AI를 활용한 MICE 전시 전문 에이전시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 생소하게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먼저 MICE에 관해 이야기하자면 MICE란 기업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s), 컨벤션(convention), 전시(exhibition)를 통틀어 말하는 복합관광 서비스다. MICE 산업은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하기에 일반 관광객 유치보다 부가가치가 크다. 유명한 MICE 전시 중 CES라는 세계가전전시회가 있다. 이런 곳에는 기업들이 모여 B2B(Business-to-Business) 계약을 하기에 전시 센터가 필요하다. 그런데 해외 기업들이 본 행사 전에 전시를 준비하기 위해 한국에 오기 힘드니까 그런 전시장을 미리 만들어보고 사소한 화분이나 가구, 직원들까지 배치해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VR과 AI를 이용한 전시회 에이전시 플랫폼이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전부터 이 아이템을 기획하고 있었는데 코로나19 이후 활용방안이 더 많아졌다. 미리 전시장을 구상하는 것뿐만 아니라 아예 온라인 전시를 기획하는 방향으로도 진행하게 됐다.

창업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상식이 통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그걸 이룰 수 있는 방법이 창업밖에 없었다. 지난 2018년에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을 다시 시작했다. 글로벌한 사업을 하고 싶었고 회사에 다닐 때 수출입과 무역을 담당했어서 그런 부분이 강점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사업 아이템으로 전시회 에이전시 플랫폼을 정하게 됐다. 이를 통해 외국인들이 직접 한국에 찾지 않아도 전시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그리고 기존에는 이런 전시 플랫폼을 이용하는게 값이 꽤 나갔다. 그런데 이 가격을 획기적으로 줄이고자 했다. 그래서 중소 소상공인도 필요에 맞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어떤 전시를 기획했는가
최근 좋은 기회로 여성가족부와 만화진흥원에서 진행하는 위안부 관련 온라인 전시를 준비하게 됐다. 한국만화박물관에서 개최되는 360° 온라인 VR 전시관으로 실제 전시관처럼 공간을 구성하고 거기에 만화나 전시를 볼 수 있도록 설계했다. 한국어, 영어, 프랑스어, 중국어로 번역도 준비하고 있는데 해외에도 이런 사실을 알릴 수 있는 전시가 됐으면 한다. MICE 전시가 이뤄지는 전시컨벤션센터가 서울, 인천, 일산 등에 있다. 사무실을 일산에 둔 것도 일산 킨텍스를 생각하고 한건데 인천에서 먼저 제의가 들어와서 그 전시도 준비하고 있다.

사업을 하면서 이루고 싶은 점이 있는가
이걸 이야기하면 주변 사람들은 많이 말리는데 장애인 기업을 만들고 싶다. 초등학교, 중학교를 다닐 때 항상 장애를 가진 친구가 짝궁이었다. 서번트 증후군처럼 그림이나 특정 분야에 뛰어난 집중력을 보이는 친구들을 보기도 했다. 발달장애인으로 구성된 베어베터라는 회사가 있다. 그 회사를 롤모델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우리 회사에서는 디자인 같은 부분을 맡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투자를 하면 그만큼의 결과가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제 직원들도 뽑았고 가족들도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더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고자 한다. 그리고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상식이 통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학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간절함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학부생 때 공모전에서 16번 상을 받았다. 그때는 돈이 필요했고 모르면 용감하다는 말이 있듯이 간절함에 그냥 도전했더니 됐다. 다른 목표도 중요하겠지만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간절함이 꼭 있어야 한다.
그리고 아직은 사업 초창기이기 때문에 투자를 받을 수 있는 방법도 많이 찾고 있다. 학교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았고 최근에는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운영하는 ‘청년창업사관학교’에 신청해 사업자금을 지원받고 있다. 토스와 직방, 뱅크샐러드 같은 기업들도 청년창업사관학교 출신이다. 최대 1억원의 지원금과 창업 교육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으니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글사진_ 신유정 기자 tlsdbwjd00@uos.ac.kr

 

OCOA에 대해 소개해달라
OCOA는 대학생 창업동아리 ‘토끼발’에서 시작된 굿즈 브랜드다. 2017년부터 만나 다양한 아이템을 구상했고 올해부터는 학교 기념품 아이템으로 정착해 현재 실물로 굿즈가 나오게 됐다. 우리대학을 상징하면서 예쁜 상품이 별로 없다는 학생들의 의견에 착안해 학교 굿즈 아이템을 구상했다. 현재는 ‘토끼발’에서 나온지 얼마 안됐고 학교에서도 나와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목표다.
이름에 대해서 설명하자면 수많은 선택지가 나왔었다. 그 중 학교에서 겹치는 공감대를 표현하고 싶어 ‘차집합’이라는 단어를 구글 번역기를 돌려 가장 발음이 좋았던 하와이어 ‘OCOA’를 선택하게 됐다. 이를 역으로 풀어 ‘Our Culture Our Area’가 됐다.

창업을 선택하게 된 계기
이온: 취업 생각이 없어 창업을 선택했다.
김민경: 초반에 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휴학을 했었다. 복학 후 창업 수업을 들었는데 자신의 영향력을 크게 발휘할 수 있어 적성에 맞는 것 같아 선택하게 됐다.
유준성: 마지막 학기 취업 직전에 할 수 있는 모든 일들에 도전해보고 싶어서 선택했다.

창업을 하면서 어려웠던 점과 좋았던 점
모든 과정이 어려웠다. 마케팅 수업의 이론적인 부분은 실제로는 현실에 바로 적용이 어려웠다. 현실 속에서 스스로 조금 더 연구해야 하는 점이 어려웠다. 또한 초창기에는 들어가는 자본은 많고 들어오는 자본은 적어 더 힘들었다.
창업을 하면 복지가 좋다. 자유롭기 때문에 탄력근무를 할 수 있고 출근해서도 맡은 일을 하기만 하면 된다. 또한 직접 기획하고 선택하고 포장하는 등 전 과정에 참여해 오는 뿌듯함을 느낄 수 있다. 하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시작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인 것 같다.

이번에 진행했던 우리대학 굿즈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
시각디자인과 재학생과 협업해 티셔츠와 스마트 톡 등의 굿즈를 만들게 됐다. 학생들의 반응이 생각보다 좋았으나 구매율은 그리 높지 않았다. 공식적인 학교의 로고나 엠블럼을 사용하지 못하고 직접 재해석해서 사용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점이 제약적이었다. 처음 홍보 게시글을 올렸는데 구매 링크가 아이폰에서 열리지 않았던 것, 쿠폰 발급 퀴즈의 정답을 건축공학관으로 설정해 놓았는데 사실 건설공학관이었던 것, 유명 인플루언서가 입고 방송을 진행한 것이 에피소드가 될 것 같다.

미래의 목표는 무엇인가
이온: 창업은 평범하게 사는 것보다 열 배 힘든 것 같다. 경쟁자도 많고, 밤도 자주 새기 때문이다. 이렇게 일해야 열 명 중 한 명 성공한다. 그렇다면 ‘일반적인 월급보다 열 배 벌어야 하지 않겠나’하는 생각으로 목표를 세웠다.
김민경: 하고 싶은 것과 배우고 싶은 것이 많았다. 일반 직장인 만큼만 벌어도 내가 하고 싶은 일, 재밌는 일, 영향력 있는 일을 하는 것만으로 좋아서 돈보다는 안정적으로 회사가 운영되는 것이 단기적인 목표다.
유준성: 내 것을 하나 만들어 보는 것이 목표다. 음원처럼 내 이름으로 굴러갈 수 있는 것. 그래서 창업에 관심이 갔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투자자로도 살아보고 싶어졌다. 기업도 어느 정도 5백억에서 1천억으로 키우고 이후에 투자자로 살고 싶다.

학교에서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나
우선 공간을 지원받을 수 있다. 강의실과 촬영 장비, 기자재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또한 창업 대회, 창업 동아리 등을 지원 사업이 많다. 해외 탐방 기회도 많다. 학생 신분에서 얻어갈 것이 많으나 학생들이 잘 몰라서 참여도가 낮아 안타깝다.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
창업을 통해 얻는 재미가 크다. 개인이 성장할 수도 있다. ‘학생 때가 아니면 언제 해보겠나’ 싶은 고민이 있다. 고민 중이라면 한 번쯤 질러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자기 아이템이 없더라도 본인의 성격이 주도적인 성격이라면 한 번쯤 도전해 볼 만하다. 너무 심오하고 어렵게 생각하지 말기 바란다.

글사진_ 이은정 기자 bbongbbong01@uos.ac.kr

 

GMMPG에 대해 소개해달라
AI를 이용해 농산물을 선별하는 아이템으로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창업 동아리다. 농산물은 선별을 통해 납품 시 가격이 달라진다. 농산물의 유통가정에서 보통 선별은 단순 노동력을 사용하기에 큰 비용이 따로 소비된다. 사과의 경우에는 선별 기계가 있으나 가격이 몹시 비싸 소규모 농장에는 도입이 안됐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를 이용한 농산물 선별기라는 아이템을 선택하게 됐다. 현재 딥러닝 알고리즘(CNN)을 활용해 개발 중에 있다.
본인은 경영학부 재학생 안중석이며 팀장 역할을 맡고 있다. 지난해 3월 창업동아리로 등록했으며 개발을 위해 빅데이터분석학과와 컴퓨터과학부 등의 학생을 모아 5월에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총 6명의 구성원으로 현재 더 구하는 중이다.

창업 과정이 궁금하다
경영학부는 여러 가지를 해볼 수 있는 가능성이 많은 학과다. 경영 수업을 들으며 농산물이나 에너지 전기사업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처음에는 꽃 관련 아이템을 구상하고 있었다. 농가를 방문해 조사하던 중 농산물 유통 과정의 문제점을 알게 됐고 농산물 선별기라는 창업 방향을 잡게 됐다.
처음엔 코딩에 관심은 있었으나 컴퓨터과학부도 아니었고 나이도 있었기에 이미 늦었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작년에 창업지원단에서 미국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를 보내줬었다. 그곳에서 많은 할아버지들이 코딩을 하고 계셨다. 그것을 보고 ‘나도 늦지 않았으니 해봐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

창업을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
창업을 생각하게 된 이유는 우선 첫 번째로 비즈니스가 사회를 더 크게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정치나 시민운동에 비해 저평가 되는 것이 안타까웠다. 창업을 통해서 이를 증명해내고 싶었다. 또한 비즈니스를 통해 사회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시도의 일환으로 시작하게 됐다. 두 번째로는 경영학부로서 책으로 이론을 공부하는 것보다 실제로 부딪혀 얻을 것이 많다고 생각해 시작하게 됐다.

창업 중 기억에 남는 점이 있다면
처음 꽃 사업을 시작했을 때 몸으로 직접 부딪혀 보면서 재미있는 일이 많이 생겼다. 꽃  6백 송이를 직접 받아 옮기고 손질했던 것이 정말 힘들었는데 기억에도 많이 남았다. 팀원과의 관계도 무척 돈독해졌다.
소프트웨어 개발에는 데이터들이 필요했는데 이를 얻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지인을 통해서 농가의 사장님을 소개받았고 여러 차례 방문하면서 농협과도 연계돼 직접 농산물 유통 과정에 참여하고 사진 찍었던 것이 가장 재미있었다.

학교에서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나
창업동아리를 등록하면 한 학기에 2백만원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개발에 필요한 교육들을 창업지원단에서 지원해주고 관련 서적도 지원해준다. 시제품 개발에 있어서 드는 비용도 지원해준다. 돈 걱정 안 하면서 이것저것 해볼 수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
하드웨어를 만들 수 있는 팀원을 찾아 선별기를 완성해 외부 통신 컴퓨터를 통해 작동시키는 것이 목표다. 국가에서 지원을 많이 해준다. 그런 것들에 참여하기 위해 성과를 내 지원하고자 한다. 지원을 받는다면 농가에 선별기를 직접 테스트 해보고 홍보해 규모를 늘려나가려고 한다.
더 장기적인 방향으로는 농산물 선별에는 정부에서 선정한 기준이 있다. 그러나 사람마다 농산물의 가치에 대한 기준이 다 다르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개별성이 고려되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 넷플릭스도 소비자 맞춤인데 농산물은 왜 안되는가? 이러한 선별이 가능하게 하고 싶다.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창업을 하면 생각보다 일이 수월하게 풀린다. 다들 같은 사람이기에 비슷한 아이디어들이 나온다. 그렇기에 먼저 도전하는 사람이 먼저 앞서 나가게 된다. 망설이지만 않으면 한 발 앞에 설 수 있다. ‘일단 해보자.’ 생각할 것이 많지만 일단 해본다면 길은 많다. 창업을 하면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다.

이은정 기자 bbongbbong01@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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