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사람

이번 ‘시대, 사람’ 코너에서는 외부 공모전에서 수상한 우리대학 학우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제6회 ‘한글 창의산업 아이디어 공모전’에 대상을 수상한 김민경 씨,  2019 ‘SH 대학생 VE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가치가(家)’ 팀, 제7회 ‘국가상징디자인공모전’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안해든 씨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편집자주-

자유롭고 창의적인 한글 놀이 그림책 『길』을 제작한 김민경(디자인전문대학원 일러스트 전공) 씨

수상 소감이 궁금하다
작가로서 세상에 한 걸음 나올 수 있게 해준 의미 있는 상이다. 최종 결과물을 완성하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아무런 제약 없이 작가로서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실험하며 완성한 첫 작업물이 한글 놀이 그림책 『길』이다. 힘든 시간이지만 포기하지 않고 완성한 결과물이 이렇게 좋은 상을 받게 돼 너무 기쁘다.

수상한 놀이 그림책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준다면
『길』은 아이들이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자신만의 그림책을 제작할 수 있도록 구성한 한글 놀이 그림책이다. 놀이 그림책인 만큼 그림책을 보는 것에서 나아가 아이들이 직접 놀면서 자신만의 그림책을 만들어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그림책, 놀이 그림책, 스탬프’로 구성돼 있다. 그림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능동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 새로운 예술적 체험을 하게 함으로써 창의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되는 예술 놀이 그림책이다.

공모전 참여 계기가 궁금하다
작품을 어느 정도 완성한 후에 출판이나 상품으로 제작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이 있었다. 한글 창의산업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수상을 하게 되면 문화상품 및 콘텐츠를 상품화하거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도록 전문가 자문, 시제품 제작, 지식재산권 출원 지원, 전시 참가,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문화상품점 입점 및 판매기회를 제공하는 등 후속 지원이 있다고 해서 참여하게 됐다.

현재 다루는 일은 무엇인가
어린이와 관련된 출판물이나 제품, 캐릭터와 애니메이션과 같은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을 하고 있다. 지금은 어린이와 관련된 분야에서 책을 만들고 콘텐츠를 기획하는 일도 병행한다.

해당 작품을 만든 계기나 아이디어는
한글을 처음 배우는 아이들이나 외국인들에게 한글의 자음과 모음은 하나의 도형으로 보이기도 한다. 하나의 문자로 표현되는 것을 넘어 그래픽요소로 활용해 다양한 이미지로 표현될 수 있다는 것에서 한글 그림책 작업이 시작됐다. 한글을 배우기 시작하는 미취학 어린이들에게 한글에 대한 흥미를 높이고 한글을 읽고 쓰는 것이 익숙한 어린이와 어른들에게도 한글의 조형성과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경험할 수 있는 그림책으로 제작했다.

본래 한글 관련 아이디어에 관심이 많았는지
원래 한글에 대해서 관심이 많지 않았다. 오히려 이번 작업을 하면서 한글에 대한 관심이 많이 생겼다. 너무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어서 몰랐던 한글의 소중함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됐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길』의 완성도를 높이고 문화상품 제작에 힘쓸 예정이다. 그리고 작가로서 자유롭고 창의적인 실험과 예술관을 반영해서 재미있는 놀이 도구로서의 그림책을 제작하고자 한다. 앞으로도 한글과 관련된 작업을 이어 나가고 싶다.

 

일상 주거생활 속 최적의 ‘VE’를 제시하고자 한 ‘가치가(家)’ 팀 

수상 소감이 궁금하다
팀원들과 힘을 모아 방학에 열심히 했던 공모전이 좋은 결과를 거둬서 행복하다. 각자가 맡은 영역에서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지난해에는 바빴기 때문에 수상했을 당시에는 그 기쁨을 충분히 누리지 못했지만 올해 여유가 생겨서 작년 기억을 떠올려보면 정말 치열하게 준비했다고 생각한다. 3개월 간 매주 만나 회의를 하고 조금이라도 더 나은 의견을 뽑기 위해 했던 많은 노력을 보상받는 것 같다.

수상한 제안서와 VE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VE(Value Engineering, 가치공학)는 원가절감과 성능향상을 통해 최적의 대안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것이 핵심이다. 본 공모전은 서울주택도시공사(이하 SH공사) 개최 하에 ‘일상 주거생활 속의 VE’라는 주제로 대학(원)생들이 직접 VE 프로세스를 따라가며 분석된 기능과 중점사항에 대해 최적의 대안을 제시하는 대회다.
이에 맞춰 총 10가지의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설문을 통해 주변의 아이디어도 수집하고 각자의 주변을 돌아보며 개선사항에 대해 고민하면서 아이디어를 창출해 나갔다. 작지만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생활밀착형 아이디어에 집중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미세먼지 문제에서 착안된 가구별 환기설비의 헤파필터 교체주기 알림 시스템, 지하주차장의 광촉매 적용 대안 △건물 내외부에서 QR코드 시스템을 이용해 열 수 있는 스마트박스 설치를 통한 외부인의 출입 최소화 대안 △서울시정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나눔카 사업 등을 적용해 입주민 편의증진 및 단지 자체 수익모델 제시 대안이나 *로고젝터를 활용한 범죄 예방설계 및 수익모델 제시 대안 등 다수의 아이디어들을 창출할 수 있었다.

공모전 참여 계기가 궁금하다
VE가 건축공학 쪽에서 주로 다루는 분야지만 연관된 다른 전공이 함께 할수록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 조경을 전공하지만 건축공학, 건축 전공자들과 협업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또한 학부에서 배운 내용을 어떻게 실제 청년주거 문제에 이용할 수 있는지도 궁금해서 참여하게 됐다.

해당 결과물을 만들게 된 계기나 아이디어가 궁금하다
누구 한 명이 독창적으로 낸 결과물은 아니다. 가치향상이 주목적인 VE에서는 정말 다양한 분야가 있기 때문에 각자 관심이 있고 해보고 싶은 것들을 각각 조사해왔다. 그것을 서로에게 설명하고 의견을 나누며 ‘청년주택에 대한 가치향상’ 이란 주제로 좁힐 수 있었다. 그리고 마인드맵, 브레인스토밍 등을 통해 주제에 대해 갈래를 나누고 건축에만 국한되지 않은 자유롭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낼 수 있었다.

청년 주거 문제에 관심이 많았는가
아무래도 우리가 청년주거 문제의 당사자이자 앞으로 저희가 살 집과 연관될 수도 있기 때문에 평소부터 관심이 많았다. 어떻게 보면 청년주거 문제에 낸 아이디어는 스스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또한 요즘처럼 부동산 이슈가 중요하게 다뤄지는 때에는 동향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매번 챙겨보는 편이다.

졸업 후 희망하는 진로 계획이 궁금하다
다음 학기에 졸업을 하게 되는데 대학원에 진학할 생각이다. 전공인 조경이 무척 좋아 좀 더 깊이 있게 배우고 싶다. 조경 계획 쪽으로 대학원을 진학하고 싶은데 조경학과에서는 설계, 시공, 관리, 계획 등 다양한 것을 배우기 때문에 조금 망설이는 중이다. 그래서 교환학생을 하면서 조금 더 고민해볼 계획이다. 추가로 삶의 가치관에 대해서 덧붙이자면 크고 작은 재미있는 경험을 쌓아 나가며 변화를 추구하는 삶을 살고 싶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요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때문에 다들 고생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비교적 붕 뜨기도 하는 이런 시간에 시험 삼아 한번쯤 배운 것도 표출할 겸 공모전에 나가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상금도 괜찮다.

*로고젝터: 전봇대, 가로등 등에 설치해 바닥에 특정 로고나 문구를 투영해 주는 장치

 

종묘대제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고안한 안해든 (산디 16) 씨

수상 소감이 궁금하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국가상징디자인공모전의 존재를 알게 됐다. 예전에 교양 수업으로 종묘대제를 관람한 적이 있는데 이를 바탕으로 3학년 1학기 때 전공 과제 차원에서 *브랜드 아이덴티티 디자인 작업을 했다. 공모전 취지와 맞아 그 작업물을 수정해 공모전에 출품하면 좋을 것 같아서 냈는데 좋은 결과를 얻어 놀랐다. 상금도 받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수상한 국가상징디자인공모전에 대해 설명하자면
태극기 등 우리나라를 상징할 수 있는 것들 중 자율성이 있는 디자인 작품들을 모아 심사를 한다. 각각 일반부, 대학생(원)부, 청소년부로 나눠 시상하는 것으로 안다. 본인은 대학생(원)부에서 수상했다.

공모전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학과 특성상 포트폴리오가 중요하지만 여러 공모전에 나서서 참여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작업물 전용 인스타그램 계정이 있는데 해당 공모전 계정이 본인 계정을 팔로우해서 공모전의 존재를 알게 됐다. 그래서 ‘이 공모전에 참여해 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겠고 이러한 공모전에 나가봐야 다른 공모전에도 나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참여하게 됐다.
종묘대제 자체가 우리나라에서 엄청 큰 문화 행사인 것으로 알고 있다. 세계유산으로 기록돼 있다. 큰 행사이기도 하고 외국인 관람객들도 관심 있게 보는 등 많은 사람들이 관람하러 가는데 ‘디자인 아이덴티티가 있으면 알리기도 싶고 우리나라의 위상에도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작업을 시작하게 됐다. 종묘대제에 대한 이해도도 높일 수 있으니까 말이다.

평소에도 한국 문화 디자인에 관심이 많은지
한국 전통문화에 관심이 많아서 한 건 아니다. 나서서 경험하는 편이 아니라 기존 경험들을 바탕으로 작업하는 편이다. 시작은 과제였지만 하다 보니 작품에 욕심이 생겨 이러한 경험으로까지 이어지게 된 것 같다.

다른 공모전에도 작품을 낸 경험이 있는지
악보의 음악적 기호들을 패턴으로 만든 ‘음악영화제’라는 이름의 가상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제작해 출품해 입상한 적이 있다. 결선에 진출하지는 못했지만 입상도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어 만족했다.

세부적으로 다루고 싶은 분야가 있는지, 그리고 희망 진로는 무엇인가
원래는 브랜딩, 편집, UX·UI 등 분야에 관계없이 회사의 일원이 되고 싶다는 생각만 했었다. 그런데 작년에 휴학했을 때 여러 군데에 인턴을 지원했음에도 불구하고 다 떨어졌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휴학 생활을 보내기 싫어서 작업했던 것들을 토대로 일러스트 페어에 나갔다. 그렇게 해서 휴학 기간 동안 일러스트레이터로서의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했다. 그것을 하면서 ‘회사 생활이 과연 나에게 맞을까’하는 고민을 많이 했는데 안 맞을 것 같았다. 졸업하면 해오던 일러스트 작업을 조금이라도 더 해볼 생각이다.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주변과 비교했을 때 열심히 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경험을 많이 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공모전에 참여하면 일단 취업할 때 회사에 들어갈 경우 포트폴리오에 적을 내용이 많아진다. 공모전 수상 경력이 자기소개서 채우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 같다. 다른 것들을 많이 경험해보고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이 유의미하다고 생각해서 이를 많은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브랜드 아이덴티티: 제품의 특성과 장점을 시각적으로 디자인해 다른 제품과 차별화함으로써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상표 이미지 통일화 작업


글사진_ 허인영 기자 inyoung3210@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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