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보물찾기

‘서울에서 보물찾기’는 매호 서울미래유산을 소개하는 신설 코너입니다.
다양한 분야의 유·무형 서울미래유산에 관한 이야기와 그 가치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 평화로운 서울광장의 모습. 시민들이 산책을 하고 있다.
▲ 평화로운 서울광장의 모습. 시민들이 산책을 하고 있다.

과거는 미래의 씨앗이라는 말이 있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의 씨앗은 어디서 왔을까? 아마 과거 열사들의 희생에서 왔을 것이다. 서울의 중심에 민주열사들이 자유를 위한 씨앗을 열렬히 심은 장소가 있다. 바로 ‘서울광장’이다. 서울광장은 민주항쟁의 뿌리로서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서울미래유산에 선정됐다.

서울광장의 형성은 고종 재임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운궁(현 덕수궁)을 국가 업무의 중심지로 결정하면서 경운궁 앞 도로를 재정비한 것이 시초였다. 넓은 공간이 형성돼 사람들이 모이기 좋은 장소가 됐다. 서울광장은 일제강점기 당시 3·1운동의 거점으로 활용되며 제 역할을 했다. 시민들이 힘을 모아 부당한 지배에 대항할 장소를 제공해준 것이다. 그 쓰임은 광복 이후에 본격화됐다. 4·19 혁명과 6월 민주항쟁 등 역사에 남을 굵직한 사건들이 모두 서울광장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그렇게 서울광장은 시민의 자유와 기본권을 위한 투쟁의 산실로 자리 잡았다. 근현대사에서 가장 의미 깊은 장소 중 하나가 된 셈이다.

2004년 대대적인 공사를 통해 기존의 차도를 없애고 시청건물 앞에 둥근 원형의 잔디광장을 조성해 현재의 형태를 갖추게 됐다. 현재의 모습은 과거 치열했던 역사적 투쟁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도시 속 조성된 널따란 잔디밭은 일종의 휴식처가 됐다. 알고 가지 않으면 이곳에서 우리의 역사가 빚어졌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울 것이다. 시위와 집회의 중심지는 현재 광화문광장으로 옮겨갔다. 서울광장은 여전히 시민집회의 장소로 쓰이긴 하지만 이제는 주로 축제와 행사를 위한 공간으로서 활용되고 있다. 겨울이면 스케이트장이 조성돼 도시 속 이색적인 즐거움을 선물해준다. 어쩐지 서울광장에 은퇴한 영웅의 모습이 겹쳐지기도 한다.

여러분이 서울광장을 찾게 된다면 아마 축제와 놀거리를 찾아서일 것이다. 함께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을 테지만 그래도 마음 한편 과거 우리나라를 위해 자신을 바친 이들을 추억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자유의 성지인 서울광장이 앞으로도 오래도록 사랑받기를 바라본다.


글·사진_ 김대훈 기자  daehoon0523@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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