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부터 사흘간 우리대학에서는 2021학년도 총학생회 및 단과대학 정·부학생회장 선거가 치러진다. 그러나 총학생회는 입후보자가 없어 선거가 무산됐으며 8개 단과대 중 입후보자가 등록된 정경대학과 도시과학대학에서만 선거가 이뤄졌다.

물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상황이 일어나기 전에도 학생자치의 위기라는 말은 매해 학생자치기구 선거철마다 떠오르는 화두였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대학가를 강타한 이번 해, 학생자치의 위기는 더욱 큰 문제가 됐다. 지난 2월 이후 코로나19 감염 위험으로 대부분 대학 강의가 비대면으로 전환되고 대학 내 행사들이 취소되면서 학생사회가 더욱 위축됐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학생들 간의 대면 활동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학생자치기구는 학생들의 의견을 대변해 등록금 환불, 대면 수업 여부, 평가 방식 등 여러 이슈에 관한 목소리를 학교에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대부분 대학의 자치기구 선거 기간인 지금, 우리대학처럼 후보가 미등록돼 선거가 무산된 경우가 비일비재한 상태다. 이에 전국대학생네트워크 임지혜 공동의장은 지난 20일 열린 ‘포스트코로나 시대, 대학 교육의 전환과 과제’ 포럼에서 “학생자치기구 특성상 대면 만남을 통해 차기 학생회를 꾸리거나 설득하는 경우가 많다”며 코로나19로 내년도 자치기구 모집에 어려움이 존재했음을 피력했다.

또한 이번해에는 ‘코로나 학번’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아예 대학 생활을 경험해 보지 못한 새내기가 생기기도 했다. 학생자치뿐만 아니라 동아리 활동 등도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하면서 이들은 대학 내 학생사회를 경험하기 어려웠다. 이는 지속 기간이 짧고 교체가 자주 되는 학생사회의 특성상 더욱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우리는 대학 교육이 겪게 된 어려움에 집중했다. 그러나 대학의 역할은 교육에 국한되지 않는다. 학생자치기구를 비롯해 앞으로의 학생사회 존속에 더욱 큰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