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훈 학술문화부장
이길훈 학술문화부장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가 처음 발견된 지도 어느새 1년이 지났다. 지난 1년 동안 코로나19는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쳤다. 우리 생활 역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의해 좌지우지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누군가는 재택근무 여부가, 누군가는 대면 수업 여부가 결정됐다. 누군가는 수익이 바닥을 찍었으며 누군가는 격리된 가족과 만나지 못한 채 애만 태워야했다. 그렇기에 수많은 누군가의 관심은 온통 코로나19와 관련된 소식에 집중됐다. 2020년을 ‘코로나19와의 전쟁 시기’으로 명명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신문사 역시 그 누군가 중 하나였다. 대면회의와 현장취재 등이 이뤄지는 신문사 업무 특성상 코로나19의 영향을 피해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1학기는 비대면 수업으로 인해 학교를 찾는 사람이 없어 모든 호가 온라인으로만 발행됐다. 2학기에 들어와 다시 지면 발행을 시작했으나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았다. 인터뷰 등 취재과정을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많았다. 코로나19가 재확산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올라가기라도 하면 조판 등 모든 인원이 현장에 와서 하던 업무도 최소 인원만 모여 진행했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기사 소재의 획일화였다. 코로나19가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치다보니 코로나19에서 자유로운 소재를 찾기가 무척 어려웠다. 특히 1학기는 코로나19로 인해 워낙 많은 것이 갑자기 바뀌다보니 모든 기사에 코로나19 얘기가 빠질 수 없었다. 기자들 사이에서는 또 코로나19와 관련된 기사라며 ‘또로나’라는 말이 유행했을 정도다.

사실 어떤 집단이건 모든 일에 있어 코로나19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정책은 코로나19 방역과 다른 분야의 문제를 저울질해 어느 쪽을 우선시하느냐에 따라 결정되고 있다. 세계 각국은 코로나19라는 위기 앞에서 자국 우선주의로 돌아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민들이 가장 공분에 찬 사회적 이슈들이 모두 특정 집단에 의한 코로나19 확산이나 코로나19 와중 이기적 자세를 보인 사건들이란 점 역시 우연이 아닐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자의든 타의든 우리 시야가 코로나19라는 틀에 갇혀 좁아졌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실제로 모두가 멀어지게 만들었다. 사람들은 여전히 불행을 겪은 누군가에 관한 뉴스가 나올 때마다 안타까워하고 관심을 보이지만 기부와 자원봉사 활동은 감소했다. 소외된 누군가를 돌아볼 여유가 사라진 것이다.

이쯤에서 우리가 지금까지 위기를 극복해온 비결을 상기했으면 한다. 나만 생각하지 않고 모두를 생각한 화합 말이다. 대규모 코로나19 확산이 우려될 때마다 우리는 위기감 속에서 한 마음으로 방역준칙을 준수했다. 지금 당장 힘들다고 나만 생각하고 내 문제만 걱정하는 것은 이와 반대되는 행동이다. 서로를 격려하며 우리는 지난 1년을 견뎌냈다. 조금만 더 그렇게 해보자. 무리라고 생각될지 몰라도 모든 일이 끝나고 되돌아보면 누구도 소외되는 일 없이 잘 견뎌낸 이 1년이 인류 지성의 모범으로 기록될지도 모를 일이다.

이길훈 학술문화부장
greg0306@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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